서울 은평구의 미용실과 구로구의 아파트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감염이 발생했다. 서울의 신규 확진자도 25일 112명으로 연일 세 자릿수를 유지하면서 확산세가 진정되지 않고 있다. 이 와중에 의대 정원 확대 등 정부 정책에 반대하는 서울 동네의원 506곳은 휴진하기로 해 시민들의 불편이 예상된다.
박유미 서울시 시민건강국장은 26일 정례브리핑에서 은평구 미용실과 구로구 아파트에서 집단감염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서울시에 따르면 은평구 연신내에 있는 미용실에서 이달 22일 첫 확진자가 나온 뒤 24일까지 동료 및 가족 등 7명이 추가로 확진됐고, 25일에 또 1명이 확진돼 현재까지 모두 9명이 감염됐다.
서울시는 8월 8일부터 22일까지 이 미용실을 방문한 사람들은 증상이 있든 없든 가까운 보건소 선별진료소에서 검사받도록 재난안전문자를 발송했다고 설명했다.
서울시는 해당 업소에 긴급방역소독을 하고 추가 감염자와 최초 감염 경로를 조사 중이다.
구로구에 있는 복도식 아파트에서는 주민 1명이 23일 최초로 확진된 데 이어 24일까지 2명, 25일 2명이 각각 추가 확진돼 관련 확진자는 모두 5명이다.
서울시는 확진자가 거주하는 동을 비롯해 단지 내 엘리베이터와 계단 등 공용시설에 긴급 방역소독을 했다. 시는 폐쇄회로(CC)TV 등 추가 자료를 확보해 감염경로를 조사 중이다.
해당 동에는 262세대, 400여명이 거주한다. 서울시는 현재 210명에 대해 검사를 실시 중이다. 서울시는 “현재 해당 아파트 앞에는 임시 선별진료소가 설치돼 있다”며 “주민들은 조속히 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26일 0시 기준 서울 지역의 누적 확진자는 3,232명으로, 전날 0시보다 112명이 증가했다. 신규 확진자 수는 24일(134명) 보다는 소폭 줄었지만, 여전히 100명대를 유지하고 있다.
감염 경로별로 보면 코로나19 재확산의 진앙지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 관련 감염이 10명 늘어 서울만 누적 544명이 됐다. 여의도순복음교회 관련 4명(누적 25명), 동대문구 순복음강북교회 관련 1명(누적 16명), 경기 용인시 우리제일교회 관련 1명(누적 65명), 광화문 집회 관련 3명(누적 46명), 극단 ‘산’ 관련 2명(누적 27명), 강남구 판매업소 ‘골드트레인’ 관련 1명(누적 34명) 등이다.
신규 확진자 가운데 감염 경로가 아직 파악되지 않은 환자는 40명이다. 이 같은 ‘깜깜이’ 감염 환자의 비중이 35.7%로 전날의 44.8%보다는 낮아졌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서울에서는 17번째 사망자도 나왔다. 서울시 관계자는 “기저질환이 있었던 85세 여성 환자로 24일 병원 응급실 도착했을 때 이미 사망한 상태였고, 이후 검체를 채취해 검사한 결과 25일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전국구 집단감염이 발생한 관악구 영인빌딩 ‘무한구(九)룹’이 방문판매 미신고 업소로 확인돼 25일 ‘방문판매 미신고 및 집합금지 명령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 또 무한구룹이 방문자 명단 제공에도 비협조적이어서 경찰 협조를 받아 명단을 확보할 방침이다.
무한구룹 관련한 누적 확진자는 현재까지 44명이다. 무한구룹이 입주한 영인빌딩 건물 입주자 178명은 검사 결과 전원 음성이 나와 서울 거주자 중에 확진자는 없다.
한편 의과대학 정원 확대 등 정부 정책에 반대해 휴진을 신고한 동네의원(의원급 의료기관)이 506곳(25일 오후 6시 기준)으로, 시내 전체 8,756곳 가운데 5.8%으로 집계됐다.
서울시는 집단휴진으로 인한 시민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권역ㆍ지역 응급의료센터 등 64곳을 24시간 가동한다. 야간ㆍ휴일 진료 기관 40곳도 비상 진료 체제로 운영한다.
서울의료원 보라매병원 서북병원 은평병원 동부병원 북부병원 서남병원 등 시립병원 7곳은 내과ㆍ외과ㆍ소아과 등 필수 진료과목을 중심으로 외래진료를 오후 7시까지 연장하기로 했다.
보건복지부가 이날 오전 8시를 기해 수도권 소재 수련병원에 근무하는 전공의와 전임의들에게 업무개시 명령을 내림에 따라 서울시는 응급실과 중환자실부터 현장점검을 통해 근무 여부를 확인할 계획이다. 서울시는 시내 전공의 등의 집단휴진 참여율을 약 70%로 파악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