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권 지자체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으로 사회적 거리 두기가 2단계로 격상됨에 따라 각종 축제ㆍ행사를 줄줄이 취소하거나 연기하고 있다. 이 와중에 한 학회는 많은 사람이 모이는 학술대회를 강행키로 해 적절성 논란에 휘말렸다.
대전 5개 자치구는 코로나19가 급속도로 확산함에 따라 일제히 각종 축제와 행사를 취소했다.
대덕구는 10월 개최하려던 제20회 대청호 마라톤 대회를 취소했고, 유성구도 한차례 연기했던 ‘유성온천문화축제’을 아예 열지 않기로 결정했다.
대전 중구도 지난해부터 동시 개최해오던 제12회 대전효문화뿌리축제와 제6회 대전칼국수축제를 축제추진위 의견 수렴을 거쳐 취소했다.
서구도 수해 피해와 코로나19 재확산 등을 고려해 힐링 아트페스티벌 행사를 열지 않기로 했다.
세종시는 대한민국 연극제조직위는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사회적 거리 두기가 2단계로 격상됨에 따라 감염병 확산 차단과 시민 안전을 위해 ‘제38회 대한민국 연극제’를 무기한 연기키로 했다.
연극제는 세종에서 처음 개최되는 것으로, 애초 6월에 열릴 예정이었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사정이 여의치 않아 오는 28일부터 다음 달 28일까지로 연기됐다. 그리고 최근 코로나19가 전국적으로 확산하자 재차 연기됐다. 연극제 개최 시기와 행사 범위 등은 코로나19 확산 추이에 따라 추후 결정할 방침이다.
충남지역 지자체들도 시·군들도 9~10월 개최 예정이었던 대부분의 축제들을 잇따라 취소하거나 온라인으로 전환했다.
공주시와 부여군은 9월26일~10월4일 개최하려던 제66회 백제문화제 공연·체험 행사 등을 하지 않기로 했다. 대신 제례·불전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유튜브 채널 등을 활용해 비대면 프로그램을 통해 홍보활동을 펼치기로 했다.
금산군도 제39회 금산인삼축제를 10월9일부터 열흘간 비대면 온라인 축제로 개최하기로 결정했다. 서산시는 ‘제14회 류방택 별축제’를 전면 취소했고, 천안시도 대표 축제인 ‘흥타령춤축제’를, 논산시는 다음달 열려던 상월명품고구마축제를 각각 취소했다.
충북에서도 각종 축제와 행사를 줄줄이 취소했다. 충북도는 2016년부터 매년 9월 개최하던 ‘농촌체험휴양마을 한마당 행사’를 올해는 열지 않기로 했다. 2020 청주독서대전과 평생학습박람회(10월 23∼24일)도 취소됐다. 청주시도 2020 청주독서대전과 평생학습박람회(10월 23∼24일)를 취소했다고 밝혔다.
옥천군은 ‘향수’의 시인 정지용(鄭芝溶·1902∼1950) 선생을 기리는 ‘지용제’를 온라인 축제로 열기로 했다. 옥천군은 코로나19가 확산하자 오는 10월 15∼18일로 한 차례 연기했다가 아예 취소하는 방안까지 검토했으나 결국 이같이 결정했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인공지능학회는 대규모 학술대회를 강행할 계획이어서 눈총을 사고 있다.
한국인공지능학회는 27일부터 3일 간 전남 여수시 소노캄 호텔에서 하계 학술대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사전 등록 인원은 150여명으로 관계자 등을 더하면 실제 참여자는 더 많아질 수 있다. 학술대회에는 KAIST는 물론, 서울대와 연세데, 울산과학기술원(UNIST) 등에서 연사와 논문 발표 저자들이 참석하는 등 전국에서 찾아온다.
이를 두고, 사회적 거리 두기 2단계 격상으로 실내 50명 이상 대면으로 모이는 사적.공적 행사 등이 금지된 상황에서, 다수가 한 공간에 모이는 학술대회를 여는 것은 코로나 확산 차단에 역행하는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이에 대해 대덕연구개발특구 한 기관 관계자는 “코로나 사태가 너무 심각해 사적으로 몇 명 만나는 것도 조심하고, 자제하라고 하는데 많은 사람들이 한꺼번에 몰리는 행사를 한다는 건 위험하다는 생각이 앞선다”고 말했다.
한국인공지능학회 관계자는 본보와의 통화에서 “이사회를 열어 논의한 끝에 방역 소독을 철저히 한 상태에서 예정대로 학술대회를 진행키로 결정했다”며 “식사를 따로 각자 해결하고, 5곳의 공간에 소수의 인원을 각각 배치하고, 웹 등 온라인 방식도 병행해 최대한 행사를 안전하게 치르기로 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