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관 성범죄 잇따르자...경찰 "묵인한 관리자 직무고발"

입력
2020.08.25 10:58
경찰 성범죄 근절 위한 종합대책 발표


경찰이 최근 경찰관의 성범죄 사건이 잇따른 데 대한 비판 여론이 쏟아지자 뒤늦게 성범죄 근절을 위한 '종합대책'을 마련해 추진키로 했다.

경찰청은 '관서장(관리자) 책임제' 도입을 골자로 하는 경찰 성범죄 예방 및 근절 종합대책을 수립·추진하겠다고 25일 밝혔다. 경찰은 우선 관리자가 같은 조직원의 성범죄 사실을 알고도 방조·묵인한 경우 직무고발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같은 조직원이라는 이유로 성범죄를 저지른 부하 직원에 대해 적당히 봐주고 넘어가는 일이 없도록 하자는 취지다.

또 조직 내 성범죄가 발생한 경우 가해자와 피해자가 같은 관서에서 근무하는 일이 없도록 가해자에 대해선 주요 보직 인사를 제한하는 등 10년간 인사를 추적 관리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채용단계에서부터 성인지 감수성이 떨어지는 지원자를 걸러내기 위해 성평등 감수성 문항을 추가하는 등 관련 면접도 강화한다.

경찰의 이번 종합대책은 최근 경찰 간부가 탈북민 여성을 성폭행하는 등 잇따른 경찰관 성범죄 사건에 대한 비판 여론이 커진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경찰청에 따르면 경찰의 성범죄 징계 건수는 2018년 48건, 2019년 54건으로 계속 증가하는 추세다. 올해(1~6월)는 28건으로 지난해(54건)의 절반을 넘어섰다.

김창룡 경찰청장은 "경찰 성범죄를 근절하기 위해선 조직 전체가 합심해 체질을 바꿔나가야 한다며 "이번 종합대책을 기점으로 성범죄는 절대 용인되지 않는 조직 분위기를 만들어 갈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경찰 대응이 한참 늦은감이 있다는 지적도 없지 않다. 가령 성범죄 가해자와 피해자를 분리하는 건 피해자 보호를 위한 기본 중의 기본인데, 이제야 종합대책에 포함됐기 때문이다.


김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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