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 국내 손해보험사들의 순이익이 15.5% 증가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자동차 운행이 줄어 사고가 감소하면서, 만년 적자 분야인 자동차보험의 손실이 줄어든 덕이 컸다는 분석이 나온다.
2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손보사들은 상반기 1조7,156억원의 순이익을 올렸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306억원(15.5%) 늘어난 수치다.
우선 매년 큰 폭의 적자를 기록하던 보험 손실(2조997억원)이 작년보다 1,588억원 줄었다. 올해 상반기에는 지난해보다 고객에게 보험금을 덜 지급하게 됐다는 얘기다.
여기에는 특히 올해 상반기 자동차보험금 지급률(손해율)이 작년보다 3.2%포인트 떨어진 덕이 크다. 이로 인해 손보사들은 약 2,930억원의 이익을 올린 효과를 봤다. 이는 코로나19 때문이라는 게 금감원 분석이다. 금감원은 "코로나19로 자동차 운행이 줄면서 자동차 사고 또한 감소해 보험금 지급률이 하락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일반보험은 고액사고 증가로 이익이 감소했다. 올해 3월 롯데케미칼 폭발사고로 국내 손보사들은 700억원 이상 손실을 반영한 것으로 파악됐다.
손보사들의 올해 상반기 투자수익은 4조4,972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45억원(4.8%) 증가했다. 채권 등 금융자산을 처분하면서 수익을 올렸다. 금감원은 "상반기 손보사의 순이익 증가는 자동차보험 손해 개선과 금융자산 처분에 따른 투자이익 증가에 주로 기인했다"고 설명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자동차보험료 등을 인하해도 되지 않냐는 주장이 나오기도 한다. 보험금 손해가 올해 말까지 상반기 수준으로 유지되면, 현재 수준의 보험료를 받을 필요 없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최근 집중호우로 침수피해 등으로 보험금 손해가 발생할 수 있어 지켜봐야해, 당장 인하에 대해 논의할 수 있는 시점은 아니다"고 말했다.
한편 생명보험사들의 올해 상반기 순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서 2.6% 감소한 2조727억원을 기록했다. '보증준비금'에 약 1조5,000억원을 사용한 영향이 컸다.
생보사들은 고객에게 받은 보험료를 주식 등에 투자하는 '보험 펀드'를 운용한다. 이 펀드에 손실이 나면 고객과 계약한 '최저 보험금'을 유지하기 위해 손실분을 생보사가 채워야 한다. 이 돈을 보증준비금이라 하는데, 코로나19 국면에서 주가가 하락하면서 생보사들이 보증준비금으로 지출한 돈이 상당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