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은 20일(현지시간) “독재자들에게 비위를 맞추는 시대는 끝났다”며 동맹 중시 외교로 돌아가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권위주의 지도자들과 친분을 통해 ‘고립주의’로 일관했던 트럼프식 외교와의 단절을 선언한 것이다.
바이든 전 부통령은 이날 델라웨어주(州) 윌밍턴의 체이스센터에서 열린 대선 후보 지명 수락 연설을 통해 “동맹 및 우방과 함께하는 대통령이 될 것”이라며 “독재자들에게 비위를 맞추는 시절은 끝났다는 사실을 우리 적들에게 분명히 알리겠다”고 말했다. 이는 한국에 방위비 분담금 대폭 인상을 압박하는 등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동맹 경시 기조를 겨냥한 발언으로 보인다.
‘독재자’라는 용어를 굳이 쓴 것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등 인권을 억압하는 권위주의 리더들과 돈독한 관계를 유지해온 트럼프 대통령과는 다른 접근법을 취하겠다는 속내가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그는 한반도 문제에 관해선 아무런 언급을 하지 않았다.
바이든 전 부통령은 러시아와도 ‘긴장 관계’로 돌아설 것임을 시사했다. 그는 러시아 군 정보기관이 아프가니스탄 무장단체 탈레반에 미군 살해를 사주했다는 의혹과 2016년 미 대선 개입 논란 등을 거론하며 “다른 나라가 우리의 신성한 민주주의 활동인 투표에 개입하는 일을 참지 않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