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잇따른 부동산 대책으로 세금 부담이 크게 늘어난 법인 사업자들이 보유 주택을 서둘러 내놓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법인발(發) 매물'은 서울의 외곽지역이나 부산ㆍ대구 등에서 주로 나오고 있다.
21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달 법인이 개인에게 아파트를 매도한 건수는 6,586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월(4,851건)보다 36% 늘어난 수치로 올 들어 가장 많은 거래량이다. 법인 명의의 매도 물량은 지난 6월 이후부터 급격한 증가세를 나타내고 있다. 지난 6월 거래량(4,851건)은 5월(2,672건)의 두 배에 달한다.
법인의 부동산 매도가 급증한 것은 정부의 6ㆍ17, 7ㆍ10 대책 등으로 세금 부담이 크게 높아진 여파로 풀이된다. 내년도 종부세 부과분부터 법인이 보유한 주택은 종합부동산세 공제가 폐지되고 종부세율도 최고세율(6%)로 일괄 적용된다. 또한 법인이 주택을 처분하면 양도차익에 대한 세금도 늘어난다. 현재는 법인세율(10~25%) 10%를 추가하지만 내년 1월부터는 20%를 추가 과세한다.
시도별로는 부산(492건) 대구(468건) 창원(330건) 광양(255건) 양산(193건) 등 지방에서 법인 매도가 활발했다. 올해 초부터 서울보다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지방 부동산으로 법인 수요가 몰렸던 탓이다.
수도권에선 수원(344건) 하남(334건) 인천(211건) 순으로 많았고, 서울은 금천구(55건)와 송파ㆍ강동구(20건) 은평구(19건) 노원구(18건) 등이 상위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