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도 제거 수술을 받던 중 의료사고로 아들을 잃은 부모가 수술실 내 폐쇄회로(CC)TV 설치를 의무화해달라고 올린 청와대 국민청원에 20만명 이상이 동의했다. 그러자 아이 부모가 "거리에서 눈물을 펑펑 쏟았다"고 소회를 밝혔다.
숨진 아동 동희 엄마라고 밝힌 작성자 A씨는 20일 중고차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 "드디어 청원 동의 20만명을 넘었다. 한분 한분 감사의 인사를 드리지 못해 죄송하다"고 감사 인사를 전했다.
A씨는 "20만이라는 숫자를 보는 순간 저와 남편은 거리에서 펑펑 눈물을 쏟았다"며 "무어라 그 감정을 다 설명할 순 없지만 눈물이 많이 났다"고 20만명 돌파 순간을 떠올렸다.
그는 청원을 하게 된 계기와 관련해 "처음 청원을 시작할 무렵 주변에서 많은 분들이 (20만 돌파가) 쉽지 않을 거라고 이야기 해줬다"며 "그래도 청원을 시작하는 것에 의의를 두자고, 이런 일이 있었다는 것을 알리고 또다른 동희가 나오지 않기를 바라면서 시작한 일"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렇게 시작한지 한 달. 정말 많은 분들께서 도와주시고 응원해주시고 지지해주신 덕분에 이런 결과를 얻었다"며 "동희를 떠나보내고 동희엄마라는 소리를 못 들을거라고 생각했는데 동희엄마라고 불러주셔서 너무 행복했다"고 감사인사를 전했다.
또 "여러분의 응원과 도움 잊지 않고 더 열심히, 동희 몫까지 최선을 다해 살려고 노력할 것"이라며 "남편도 굳은 의지로 치료를 더 열심히 받겠노라고, 저도 동희엄마라는 이름이 부끄럽지 않게, 여러분들 도움에 보답하는 마음으로 더 열심히 살겠노라고 다짐했다"고 말했다.
A씨는 아들에게 "우리 동희도 이젠 하늘나라에서 편히 쉬기를 (바란다)"고 전하면서 "동희를 위해, 앞으로도 멈추지 않고 더 열심히 살아나겠다. 청원 결과에 멈추지 않고 법안이 개정되고 변화할 때까지 계속 힘쓰겠다"고 다짐했다.
앞서 지난달 21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편도수술 의료사고로 6살 아들을 보낸 아빠의 마지막 바람입니다. 더 이상 억울한 죽음이 없도록 의료사고 방지 및 강력한 대응 법안을 만들어 주세요'라는 제목의 청원 글이 올라왔다.
동희군의 아버지는 청원 글에서 "의사가 '너무 과하게 수술이 됐다'고 재입원을 권유했고, 재입원한 지 이틀째 되는 날 아들이 피를 분수처럼 토해내며 의식을 잃고 심정지가 왔다"며 "이후 부산의 다른 대학병원으로 이송했으나 끝내 아이는 의식을 찾지 못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그는 수술 과정에 문제점이 있었다고 주장하며 수술실 CCTV 설치 의무화, 의료사고 소송 중인 의료인의 의료업 종사 금지에 대한 신속한 의료법 개정, 24시간 내 의무기록지 작성 법제화, 의료사고 수사 전담부서 설치를 요구했다. 이 청원은 만료를 불과 이틀 앞둔 18일 20만명 이상의 동의를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