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묘시장 고양이 학대 사건 ‘혐의없음’…  경찰 “쇠막대기 사용은 자기 방어 차원"

입력
2020.08.19 19:31


서울 종로구 동묘시장에서 상인들이 길고양이를 학대한 혐의로 고발당한 건에 대해 경찰이 불기소 의견을 달아 검찰에 넘겼다.

서울 혜화경찰서는 19일 동물보호법 위반 등 혐의로 고발당한 동묘시장 상인 2명에 대해 '혐의없음' 불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밝혔다.

지난 6월 12일 동묘시장에서 상인 2명이 길고양이를 붙잡아 목에 줄을 묶어 놓고 쇠꼬챙이로 찌르는 등 학대하는 사건이 발생했다는 게시글과 폐쇄회로(CC)TV 영상 등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퍼지면서 동물보호단체 등은 경찰에 해당 상인들을 고발했다.

경찰은 목격자 진술과 피고발인 조사 등을 통해 상인들의 행위가 동물 학대까지 이르지는 않았다고 판단했다. 경찰은 상인 A씨가 자신의 점포에 들어온 고양이를 내보내는 과정에서 목에 줄을 묶고 쇠막대기 등을 사용했으며, 동료 상인 B씨는 고양이 포획을 도운 사실은 맞지만 이 과정에서 A씨가 119와 서울시 다산콜센터에 전화해 도움을 요청한 사실도 함께 확인했다.

경찰 관계자는 "상인들에게 고양이를 괴롭히려는 학대 고의가 있었다고 보이지 않는다"며 “쇠막대기를 사용한 것도 자기 방어 차원에서 제압을 한 것이지 폭행을 한 것은 아니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동물병원 엑스레이(X-ray) 촬영 결과, 학대로 인한 골절은 없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동물권행동 카라에 따르면 당시 청계천에서 구조된 고양이는 인근 동물병원으로 옮겨져 찰과상과 타박상, 구강 내 출혈 등에 대해 2주간 치료를 받고 현재 건강을 회복해 서울시의 한 입양카페에서 입양을 기다리고 있다.

김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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