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시간 남겨두고 퇴소하라니"… 셧다운에 대형학원 대혼란

입력
2020.08.19 1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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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경기 인천 300인 이상 대형학원 고위험시설 지정
대형학원 19일 휴원, 기숙 학원생도 퇴소해야
300인 미만 중소형 학원도 핵심 방역 수칙 의무화


서울ㆍ경기ㆍ인천 지역의 사회적 거리두기가 18일부터 '완전한 2단계'로 격상되면서 300인 이상 대형학원들은 사상 첫 실시간 원격 수업으로의 전면 전환을 앞두고 있다. 상당수가 기숙 학원 등을 포함한 대입 학원인 대형 학원들은 세부지침 없는 대면 수업 중단에 혼선을 겪고 있다.

19일 휴원에 들어간 종로ㆍ메가스터디ㆍ이투스 등 대형학원들은 시스템 정비를 거쳐 종로학원과 메가스터디는 20일부터, 이투스는 21일부터 실시간 원격수업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대형학원들의 휴원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신천지발 신종 코로나 확산으로 교육부의 권고에 따라 대형학원들은 지난 2월 말부터 3월 중순 사이 약 3주간 휴원을 감행한 적이 있다. 수업은 온라인 동영상 강의 제공 등으로 대체했다.

임성호 종로하늘교육 대표는 "기존 수업 시간표대로 교사는 자기 강의실에서 수업을 진행하고 학생들은 그 시간에 (온라인으로) 수업을 실시간으로 듣는 것"이라며 "질문이나 피드백은 전화, 이메일 등 다양한 경로로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에서는 기숙 학원 퇴소와 원격수업을 언제까지 지속해야 하는지에 대한 교육당국의 세부지침이 없어 혼란이 일고 있다. 방역당국은 18일 오후 5시 대국민 담화를 통해 대형학원을 집합금지 대상 고위험시설로 지정하고 19일 0시부로 운영을 중단하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학원에서 숙식을 해결하는 기숙 학원생들도 원칙적으로는 7시간만에 퇴소를 준비해야 했다.

이투스 관계자는 "상당수 기숙 학원이 대중교통과 떨어진 시 외곽에 위치하고 차편 마련에 시간이 걸려 400~500명이나 되는 학생들을 바로 퇴소시킬 수 없다"며 "교육청과 협의해 20일 오전까지 퇴소하는걸로 협의했다"고 밝혔다.

기숙 학원생 퇴소 지침이 방역당국의 수도권 주민 이동 자제 권고와 상충된다는 지적도 나왔다. 메가스터디 관계자는 "방역이 이뤄진 학원이 가장 안전할 수 있는데, 다른 지역으로 학생들이 흩어지는 것에 대한 우려가 있다"며 "교육당국에서 어떤 방식으로 귀가를 시킬 지 세부지침이 명확하게 내려와야 학생들을 퇴소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대형학원들의 원격수업이 언제까지 이어질 지도 미지수다. 임 대표는 "어떤 지역청은 30일로 특정하기도 하고 어디는 특정할 수 없다고 하는 등 확실히 정해진 일정이 없어 우리도 언제까지 원격수업이 이어진다고 공지하지 못했다"라며 "내달 수능과 수시 원서 접수를 앞두고 우려가 크다"고 말했다.

한편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적용에 따라 서울ㆍ경기ㆍ인천의 300인 미만 중소형 학원들의 경우에도 △출입자 명부 관리 △출입자 증상 확인 △방역관리자 지정 △시설내 이용자 간 2m(최소 1m) 간격 유지 등 핵심 방역 수칙이 의무화 된다.

교육부 관계자는 "교습소까지 포함한 300인 미만 중소형 학원들의 경우 핵심 방역 수칙을 이행하지 않았다 해도 사후조치는 없었지만 2단계가 적용되면서 핵심 방역수칙을 어기면 집합금지, 벌금 등 제재조치가 이뤄진다"고 말했다.

박소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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