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최대 가전ㆍ정보기술(IT) 전시회인 ‘IFA 2020’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에도 강행될 것으로 알려지면서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IFA와 더불어 세계 IT 전자업계의 3대 행사인 '소비자가전박람회'(CES)와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등이 코로나19 발생 이후, 잇따라 철회한 사례와는 대조적이다.
1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IFA측은 기업간거래(B2B) 제품을 소개하는 ‘IFA 글로벌 마켓’ 취소와 함께 당초 6일 동안 진행해 온 행사를 절반 수준인 3일(9월3~5일, 현지시간)까지 줄이면서 전시회를 진행할 예정이다. 메인 행사를 백지화시키고 행사 기간마저 단축하면서 이미 반쪽행사로 전락했지만 주최측은 IFA 전시회를 계획대로 추진할 방침이다.
매년 9월 독일 베를린에서 열렸던 IFA는 1월 미국에서 개최해 온 CES, 2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선보였던 MWC와 더불어 세계 IT 전자업계의 미래를 미리 점칠 수 있다는 점에서 해마다 많은 인파가 몰렸다. IFA 역시 매년 10만명 이상의 관람객이 행사장을 찾았다. 글로벌 IT전자 업계 또한 최첨단 기술과 신제품을 행사장에서 쏟아내면서 위상도 강화해왔다.
하지만 올해 1월말 발발한 코로나19가 확산됨에 따라 지난 2월 MWC는 온라인 행사로 대체했고 내년 1월로 예정된 CES 전시회 역시 일찌감치 오프라인 행사를 접었다.
이처럼 코로나19 기세가 좀처럼 꺾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IFA측이 행사 규모를 줄이면서 추진하고 나선 이유는 뭘까. 업계에선 우선 경제적인 부분에서 원인을 찾고 있다. 행사기간을 줄이고 일일 관람객을 1,000명 이하로 제한하면서 기업 및 업계 관계자 등에 한해 전시회 진행에 나서겠다고 했지만 눈 앞의 현찰을 포기하긴 쉽지 않았을 것이란 얘기다. 업계 관계자는 "아무리 행사를 줄인다고 하더라도 전시회 참가비에서부터 현지 숙박과 항공 등의 금전적인 부분을 무시할 순 없었을 것"이라고 전했다. 규모에 따라 다르지만 행사에 참가하는 업체들의 경우엔 전시회 참가비와 운영비 등으로 적게는 수십억원의 비용이 들어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주최측의 역발상 전략이 IFA 행사 강행의 추진 배경이란 시각도 있다. CES와 MWC의 오프라인 행사가 취소된 상황에서 코로나 19를 뚫고 성공적으로 IFA 행사를 마무리할 경우엔 오히려 뜻밖의 성과도 가져올 수 있을 것이란 계산에서다. 이와 관련 주최 측은 보건당국과 긴밀히 협력해 코로나19 예방 수칙을 철저히 준수하는 등 여러 혁신적인 기법을 행사에 적용하겠다고 밝혔다. 옌스 하이테커 IFA 위원장은 “코로나19가 발발한 후 수개월 간 글로벌 이벤트들이 모두 취소되면서 가전ㆍIT 업계가 혁신 제품과 기술을 선보일 장이 없었다”며 “올해 새로운 방법으로 IFA 2020을 열어 산업 회복에 기여하겠다”고 자신했다.
한편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국내 기업은 올해 IFA 행사 기간 동안 온라인 중심의 홍보활동을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안전을 이유로 지난 6월말 서둘로 IFA2020 불참을 선언한 삼성전자에선 독일 현지 법인의 온라인 마케팅으로 고객잡기에 나서겠다는 복안이다.
IFA 참가를 결정했지만 별도 전시공간은 꾸미지 않기로 결정한 LG전자는 미디어 컨퍼런스에 주력할 방침이다. LG전자 관계자는 “IFA 2020에서는 ‘온택트(Ontact)’ 방식을 적극 활용해 홍보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