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지지율 하락 고심' 이낙연·김부겸·박주민의 해법

입력
2020.08.16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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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당권주자들 호남ㆍ충청 연설회
이낙연 '소통' 김부겸 '희생' 박주민 '강한 정당'


비상등이 켜진 문재인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의 지지율을 바라보는 여당 당권 주자들의 표정이 심상치 않다. 2주 앞으로 다가온 8·29 전당대회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기록적 집중호우 속에 치러지는 가운데 민심 이반이란 악재까지 덮친 상황이다. 16일 서울 민주당사에서 열린 당 대표·최고위원 후보 호남·충청 온택트 합동연설회에서는 지지율 회복 방안을 고심한 흔적이 쏟아져 나왔다. 이낙연 의원은 '소통'을, 김부겸 전 의원은 '희생'을, 박주민 의원은 '강한 정당'을 강조하는 등 방점은 달랐지만 공통 분모는 하나같이 “지지율 하락을 엄중히 봐야 한다”는 위기감이었다.

이 의원은 ‘국민의 눈높이와 시대의 요구’를 강조했다. 그는 “국민의 눈높이와 시대의 요구에 맞게 당을 혁신하고 청년과 여성의 목소리에 당이 더 민감하고 기민하게 반응하도록 의사 결정 과정에서 참여를 제도화 할 것”이라며 “당이 국민께 더 가까이 다가가겠다”고 말했다. 민심과 괴리된 국정운영이 지지율 하락을 불렀다는 일각의 분석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비슷한 각오는 당청 관계를 언급하는 부분에서도 도드라졌다. 이 의원은 “국민 여러분의 요구가 정부 정책에 더 충실히 반영되도록 실무 당정청을 체계화하고 활성화할 것”이라며 “필요하면 언제든 대통령을 뵙고 당과 국민의 의견을 전하고, 정권의 성공적 마무리를 위해 충정을 다해 일할 것”이라고 힘을 줘 말했다.

김 전 의원은 당을 위해 화살을 받을 수 있는 자신의 희생 정신을 연신 강조했다. 그는 “어떤 분은 요즘 우리 당 지지율이 역전되는데 (차기 대선에서) 이길 수 있겠냐고 묻는다”며 “제가 어떤 후보를 메고라도 어떤 험지에 가서라도 뛰며 돌팔매, 화살을 다 맞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영남에서 아무리 어려울 때도 40%를 득표했던 정신으로 민주당의 철학과 꿈을 아무도 외면할 수 없게 할 것”이라고 각오했다.

박 의원은 연설 시작부터 ‘지지율 하락’을 본론으로 꺼내 들었다. 그는 “지지율에 일희일비 하자는 것은 아니지만 산불, 코로나19 등을 조기에 진압했듯 상황을 엄중히 인식해야 한다”면서 “이제 안정적인 당 관리라는 말은 그만둬야 한다”고 했다. '대세론'의 주인공인 이낙연 의원을 겨냥한 발언으로 풀이됐다. 박 의원은 그러면서 “당원이 주인이 되고, 당 대표가 당원과 직접 소통하는데 더 많은 시간을 들여 강한 정당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토론회는 ‘언택트(비대면)’ 기조에 따라 현장 연설회를 취소하고 온라인 중계로 대체해 진행했다.

김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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