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현대음악의 대가로 평가받는 강석희 서울대 작곡과 명예교수가 16일 새벽 숙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86세.
1934년생인 고인은 서울 출신으로 서울대 작곡과를 졸업하고 국내 현대음악계에서 활발히 활동했다. 1966년 한국 최초의 전자음악 '원색의 향연'을 발표했으며 1969년 '현대음악 비엔날레'를 주관했다.
1970년 독일로 유학을 떠나 하노버음대와 베를린국립음대에서 작곡을 공부했다. 당시 독일에서 활동하던 세계적 작곡가 윤이상으로부터 작곡을 배웠다. 독일 유학 이전 윤이상이 간첩 혐의로 한국에서 고초를 당하고 있을 무렵, 고인이 윤이상을 직접 찾아가 음악을 배운 일화는 유명하다. 한국과 독일을 오가며 실험적 현대음악에 몰두해온 고인은 1982년부터 서울대 작곡과 교수를 맡으면서 한국에 자리잡았다.
이후 국악관현악곡 '취타향'(1987), 앨범 '부루'(1987)·'디알로그'(1989), 서울올림픽 성화음악 '프로메테우스 오다'(1988), 피아노협주곡(1996ㆍ1997), 오페라 '초월'(1997), '환시(Mosaicum Visio)'(2002), 첼로협주곡 '베를린'(2003), 음악극 '보리스를 위한 파티'(2003)·'평창의 사계'(2006),'지구에서 금성천으로'(2007) 등을 발표했다.
고인은 1976년 파리 작곡가제전 입상을 비롯해 대종상 음악상(1979), 대한민국 작곡상(1979), 대한민국 문화예술상(1990), 보관문화훈장(1998), 국제현대음악협회(INMC) 작곡상(1999), 대원문화재단 작곡상(2006) 등을 받았다.
빈소는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발인은 18일 오전 5시30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