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쩡한데 확진자라고"…'전광훈 교회' 감염자, 가짜뉴스 유포?

입력
2020.08.15 14:25
유튜브서 "광복절 집회 못 나오게 하려는 프레임"
서울시, 검사 의도적 지연 교회 관련자 고발 방침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의 교인이라고 밝힌 일부 누리꾼들이 온라인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아닌데도 정부에서 무조건 '확진'이라고 뒤집어 씌운다"는 주장을 펼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검사를 받는 대신 8ㆍ15 집회에 참가하자고 서로를 독려하기도 했다.

구독자 1만명의 한 보수성향 유튜버는 14일 자신의 채널에 "병원에 갔다가 봉변을 당했다. 지난 12일 두통과 고열 증상으로 진료를 받은 이후 코로나19 진단을 받아 꼼짝을 못하고 있다"며 "역학조사도 아직 끝나지 않았는데 사랑제일교회에서 옮은 확진자라고 하더라"고 주장했다. 이 유튜버는 이어 "석연치 않다. 저같은 유튜버가 (15일 집회에) 못 나오게 하려고 정부가 대놓고 프레임을 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영상을 본 시청자들은 "지금 병원에 가면 안 된다. 멀쩡한 사람을 확진자라며 사랑제일교회를 탄압하고 있다"고 동조하는 댓글을 쏟아냈다. 또 다른 시청자는 "저에게도 코로나19 검사하라고 성북구청에서 문자가 왔다. 사랑제일교회에 다녀온 적이 있어서 그런 것"이라며 "이 정부가 괜한 사람 잡아갈 것 같아 보건소에 가지 않았다"고 했다.

다른 시청자도 "문자 받고 자진(해서) 보건소 가면 무조건 확진 판정을 받는다. 8ㆍ15 방해 세력들"이라며 "가지 마시고 광화문으로 뭉치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광훈 목사가 이끄는 사랑제일교회에서는 12일 교인 1명이 코로나19 첫 양성 판정을 받은 이후 총 40여명의 확진자가 나온 상황이다. 이같은 '무더기 감염'에도 사랑제일교회는 이날 광복절을 맞아 서울 종로구 경복궁역 인근에서 정부와 여당을 규탄하는 집회를 강행하려다 뒤늦게 취소했다. 또 코로나19 의심 증상을 보이는 교인에게 진단 검사를 미루라고 했다는 의혹도 불거졌다.

서울시는 이에 "교인의 검체검사를 의도적으로 지연하도록 유도한 관련 교회 관계자에 고발 등 강력한 조치를 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전날 사랑제일교회 교인 및 방문자 4,053명에게 안전안내 문자를 발송했고, 진단검사 이행명령도 발동했다는 설명이다.

전혼잎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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