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와 대구가 맺은 동맹, 이른바 특수관계는 끔찍한 수해(水害) 상황에서도 빛을 발했다. 지난 2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대구를 휩쓸 때 기꺼이 병상을 내어주고 의료진을 파견해 준 광주에 대구가 보은의 손길을 내밀었다.
14일 오후 광주 북구청사 앞. 대구에서 4시간여를 달려온 2.5톤 트럭 1대가 도착했다. 북구와 재매결연을 맺은 대구 달서구가 보낸 이 트럭엔 이불 50채와 라면 50상자, 즉석김밥 17상자, 생수 등 생활필수품이 가득 실려 있었다. 지난 7~8일 480㎜가 넘는 물폭탄이 쏟아져 피해를 입은 주민들에게 전달할 구호품이었다.
달서구는 구호품과 함께 조규판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달서구 협의회장, 장병철 달서구새마을회장, 이병호 바르게살기운동 달서구 협의회장 등을 '민간 전령사'로 함께 보냈다. "광주의 아픔(수해)을 대구도 함께 한다"는 뜻이었다.
북구는 대구 형제들이 보내 준 구호품을 침수 피해가 컸던 중흥 2동과 문화동, 삼각동 지역 이재민(31가구 100여명)들에게 전달할 계획이다.
대구시도 광주의 상처를 보듬는 데 팔을 걷어붙였다. 대구시 자연재난과는 13일부터 광주 북구에 덤프트럭 3대, 살수차 1대, 굴삭기 3대와 함께 인력 10명을 파견, 수해 복구 지원을 펼치고 있다. 이들은 15일까지 현장 지원 활동을 한 뒤 복귀할 계획이다. 광주 북구는 내일처럼 나서 준 이들에게 숙소라도 제공하겠다고 했지만 이들은 "마음 써준 것 만으로도 충분하다. 괜찮다"고 손사래를 쳤다.
북구는 지난 2월 대구 지역에 코로나19로 고통 받고 있을 당시 달서구에 마스크를 지원했고, 광주시는 병실이 부족한 대구를 위해 병상을 내주는 이른바 '병상 연대'를 실천하기도 했다. 달빛동맹의 확장판인 셈이었다. 대구의 옛 이름 ‘달구벌’과 광주의 옛 이름 ‘빛고을’의 앞 글자를 따서 명명한 것이다.
문인 광주 북구청장은 "코로나19와 수해의 연이은 위기 속에서 달빛동맹이 더욱 빛을 발하는 것 같다"며 "대구 달서구와의 교류에 더욱 힘쓰겠다"고 고마움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