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의 주요 금융 계열사인 삼성생명과 삼성화재 주가가 이번주 급등했다. 두 회사가 보유 중인 삼성전자 지분을 팔도록 강제하는 법안이 국회를 통과할 경우, 주주들이 현금 수익을 얻을 거라는 기대감이 배경으로 거론된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삼성생명 주가는 비록 이날 9.18% 급락하긴 했지만 전날까지 이번 주에만 30% 이상 급등했다. 삼성화재도 15% 내외로 올랐다. 특히 삼성생명은 2분기 실적발표가 나온 13일 하루 동안 21%나 오르면서 시장의 이목을 끌었다.
급등 배경에는 지난 6월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이 발의한 보험업법 개정안, 일명 ‘삼성생명법’이 있다. 현재 보험업법은 특정기업 주식이나 채권을 보험사 자산의 3% 넘게 보유하지 못하도록 강제하고 있는데, 기존에 이 기준은 매입 시점에서만 지키면 됐지만 개정안은 이를 나중에 주가가 올라서 3%를 넘게 되더라도 그 이상 지분은 무조건 매각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 개정안은 결국 삼성생명을 겨냥하고 있기 때문에 삼성생명법이라는 별명이 붙었다. 현재 삼성생명과 화재의 총자산 대비 삼성전자 주식이 차지하는 비중은 각각 9.2%, 6% 수준이다. 만약 법안이 통과될 경우 삼성생명과 화재를 합쳐 약 22조5,000억원어치를 매각해야 한다.
두 보험사만 놓고 보면 강제 매각을 통해 일정한 현금을 쥘 수 있으므로, 주주 입장에선 배당이익을 기대할 만하다. 이 때문에 증권가에선 삼성생명법이 외려 두 회사 주가에 호재라는 분석이 나온다.
삼성생명은 13일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관련 질문에 "국회에서 논의 중인 상황이라 어떤 것도 결정된 것이 없고 예단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조심스런 모습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