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부산저축은행의 부실 대출과 파산 사태로 이어졌던 이른바 ‘캄코시티’ 사건에서 주범 역할을 했던 시행사 대표가 재판에 넘겨졌다.
13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형사11부(부장 진철민)는 지난달 31일 캄코시티 사업 시행사인 월드시티 대표 이모씨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ㆍ배임, 강제집행면탈 등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캄코시티는 이씨가 부산저축은행 그룹에서 2,000억원대 대출을 받아 캄보디아 수도 프놈펜에서 진행한 한국형 신도시 건설 사업이다. 2010년 분양에 실패하면서 사업이 좌초됐고, 무리하게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투자를 했던 부산저축은행도 함께 파산했다. 파산관재인인 예금보험공사가 회수해야 할 채권은 지연이자를 포함해 6,700억원으로 늘어났다.
캄보디아 현지에서 도피 생활을 하던 이씨는 지난해 11월 국내로 송환돼 검찰에 체포됐다. 검찰 수사 결과, 이씨는 월드시티 회사 자금 70억원을 횡령하고, 채권 회수를 피하기 위해 자산을 빼돌려 강제집행을 피하려 한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이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으나 기각돼, 불구속 상태에서 수사를 진행해 왔다.
검찰은 이씨가 부산저축은행에 부동산을 담보로 제공하기로 한 후, 이를 몰래 매각한 행위는 배임 혐의에서 제외했다. 대법원 판례가 바뀌었기 때문이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지난 6월 부동산에 저당권을 설정한 뒤 계약을 위반하더라도 이를 배임죄로 처벌할 수 없다며 기존 판례를 뒤집는 판결을 내렸다.
예보는 올 2월 캄보디아 대법원에서 열린 이씨를 상대로 한 주식반환청구소송 상고심에서 최종 승소했다. 예보 승소와 이씨 기소로 3만 8,000여명에 달하는 부산저축은행 사태 피해 보상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