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중기 천재 여류 시인 허난설헌의 시가 발레로 다시 태어난다.
국립발레단은 솔리스트 무용수 강효형이 안무한 창작 발레 ‘허난설헌-수월경화(水月鏡花)’를 21~23일까지 사흘간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 무대에 올린다고 13일 밝혔다. 2017년 초연 직후 콜롬비아 보고타 마요르 극장에 초대됐던, 국립발레단의 첫 중남미 공연작이기도 하다.
강효형은 허난설헌의 시 중에서 ‘감우(感遇)’와 ‘몽유광상산(夢遊廣桑山)’을 주제로, 시에 등장하는 잎, 새, 난초, 바다, 부용꽃 등 다양한 소재를 무용수의 움직임으로 형상화했다. 부제인 ‘수월경화’는 ‘물에 비친 달, 거울에 비친 꽃’, 즉 눈으로 볼 수는 있으나 만질 수 없다는 뜻이다. 허난설헌의 시 정취가 이루 표현할 수 없이 훌륭하다는 뜻을 담았다는 설명이다. ‘시인(허난설헌)’ 역은 수석무용수 박슬기와 신승원이 번갈아 맡는다.
음악은 거문고 연주자이자 음악감독인 김준영이 맡아 생생한 라이브 연주를 들려준다. 콘서트 오페라 ‘토스카’ ‘피가로의 결혼’ 등에서 의상을 담당했던 디자이너 정윤민도 참여한다.
강효형은 “발레에 한국적인 아름다움을 접목시켜 새로운 느낌을 만들어 내고자 했다”며 “동서양을 아우르며 우리만의 독특한 아름다움을 선보이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