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2007년 이후 '최악의 물난리' 상황에 처한 것으로 예상되면서 국제사회가 대북 지원 의사를 공개적으로 발신하고 있다. 북한 당국이 수해 복구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역부족이기 때문이다.
스테판 두자릭 유엔 대변인은 11일(현지시간) 정례 브리핑에서 방글라데시와 인도 등 아시아 홍수 사태를 거론하며 북한 홍수 피해도 언급했다. 그는 "한반도 역시 폭우를 경험하고 있다"며 "유엔 팀은 요청을 받고 필요할 경우 가장 취약한 지역사회들에 대한 북한의 대응을 지원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특히 두자릭 대변인은 "북한에서는 이달 들어 이례적으로 많은 비가 내려 홍수를 일으켰다"며 "유엔 팀은 (북한) 당국과 접촉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는 북한 당국이 호응하면 유엔이 즉각 지원에 나서겠다는 입장을 북측에 전한 것으로 풀이된다.
북한은 8월 들어 연일 폭우가 쏟아져 심각한 홍수 피해를 겪고 있다. 북한 기상수문국(기상청)에 따르면 지난 1∼6일 북한 강원도 평강군에 내린 비는 854㎜로 북한 연평균 강우량(960㎜)에 거의 근접했다. 12일은 잠시 비구름이 걷혔지만, 13~14일 북측 대부분 지역에 100㎜ 이상의 비가 내릴 것으로 예보됐다. 특히 평안북도 운산군과 평안남도 영원군 등은 150~200㎜의 비가 더 내릴 전망이다.
북한 당국도 수해 복구에 힘을 쏟는 모양새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2일 박봉주 국무위원회 부위원장이 황해북도 은파군 등 수해 현장을 찾아 실태 파악에 나선 모습을 보도했다. 은파군은 지난 6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직접 방문해 예비 식량과 물자 등을 나눠주라고 지시한 곳이다. 다만 이번 폭우로 인한 북한 전역의 종합적인 피해 상황에 대해선 북한 매체들이 전하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