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굴러온’ 화이트 합류 임박, ‘박힌’ 로맥 떨고 있니

입력
2020.08.11 1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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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시즌 생존 경쟁 스타트


프로야구 SK 새 외국인 타자 타일러 화이트(30)의 합류가 임박했다. 지난달 31일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한 화이트는 오는 14일 2주간 자가 격리를 마친 다음 팀 훈련에 참가할 계획이다. 1군 등록은 2군에서 실전 감각을 찾은 뒤 이뤄진다.

일찌감치 하위권(9위)에 처진 SK는 남은 시즌 동안 내년 희망을 찾기 위해 팔꿈치 부상으로 전열에서 빠진 투수 닉 킹엄을 방출하고 화이트를 데려왔다. 투수가 아닌 타자를 선택하면서 SK는 외국인 선수 3명 한도를 투수 1명(리카르도 핀토), 타자 2명(제이미 로맥ㆍ화이트)으로 구성하게 됐다.

화이트가 가세하면서 2017년부터 SK 유니폼을 입고 뛴 로맥은 이제 생존 경쟁에 들어갔다. 이번 시즌은 화이트와 공생이 가능하지만 다음 시즌에선 둘이 같이 뛰는 모습을 보기 어렵다. 올해 외국인 농사에 실패한 SK는 2021시즌 강력한 외국인 1~2선발 구축을 우선 과제로 삼을 가능성이 크다.


2018년 한국시리즈 우승에 힘을 보탠 로맥은 시즌을 거듭할수록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2017년 첫해 31홈런, 2018년 43홈런으로 장타력을 뽐냈지만 2019년 29홈런, 올해 75경기에서 13홈런(10일 현재)을 기록 중이다. 타율도 2018년 0.316을 찍은 이후 2019년 0.276, 2020년 0.247로 하락했다. 나이도 만 35세로 적지 않고, 집중력이 떨어진 1루 수비 역시 문제점을 드러냈다. 화이트의 영입 소식 이후 반짝 불방망이를 휘둘렀지만 다시 차갑게 식었다.

박경완 감독대행이 손꼽아 기다리고 있는 화이트는 정확성과 장타력을 겸비한 타자로 평가 받는다. 마이너리그 통산 519경기에서 타율 0.305 87홈런 386타점, 메이저리그 통산 257경기에서 타율 0.236 26홈런 103타점을 기록한 화이트는 “내 강점은 기다리고 있는 공이 왔을 때 놓치지 않는 것”이라며 “파워도 충분하다”고 자신했다.

현재까지 분위기는 화이트가 1군에 오면 로맥이 밀려나는 모양새다. 화이트의 주 포지션은 1루수로 로맥과 겹치는데, 박 감독대행은 로맥을 외야로 돌리겠다는 계획을 공개했다. 표면적으로는 경쟁 관계지만 화이트와 로맥은 팀 동료로서 힘을 모으기로 했다. 화이트는 “경쟁이나 견제는 없다”며 “한국에서 성공한 로맥에게 많이 배워서 적응을 잘하겠다”고 말했다. 로맥 역시 “긴장되는 것보다 팀에 좋은 선수가 합류해 기쁜 마음”이라며 “빨리 만나서 팀에 같이 기여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김지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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