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승우ㆍ배두나 , 이번엔 검경수사권 조정 문제다

입력
2020.08.11 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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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tvN드라마 '비밀의 숲' 시즌 2 방영


'침묵을 원하는 자, 모두가 공범이다.'

고독한 검사 황시목(조승우)과 행동파 형사 한여진(배두나)이 들춰낼 또 다른 진실은 무엇일까. 검찰과 경찰, 재벌이 얽힌 권력형 비리를 함께 파헤쳤던 두 사람이 이번에는 검경 수사권 조정의 최전선 대척점에서 다시 만난다. 2017년 장르물의 새 지평을 열었던 tvN 드라마 '비밀의 숲'이 시즌2로 돌아왔다.

이번 시즌을 연출한 박현석 PD는 11일 열린 온라인 제작발표회에서 "우연한 사건을 통해 검경 수사권 조정 논의가 수면 위로 올라오면서 두 사람이 대척점에 서게 되지만 결국 정의, 원칙, 선한 의지로 헤쳐나가는 모습을 보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공개된 '비밀의 숲' 티저 영상은 잔뜩 안개가 껴 뿌연 화면 위로 '침묵을 원하는 자, 모두가 공범이다'라는 메시지만 크게 뜬다. 안개는 시즌2의 열쇳말이다. 박 PD는 "시즌1과 차이는 숲에 안개까지 껴서 훨씬 앞을 분간할 수 없다는 점이다. 뭐가 옳은지 그른지 모르는 상황을 두 사람이 헤쳐나간다"며 "보이는 게 다가 아니고, 보이는 것 뒤엔 더 많은 이야기가 숨겨져 있다"고 예고했다.

시즌2는 재벌인 장인을 등에 업고 검사에서 청와대 민정수석 자리까지 오른 이창준(유재명)이 검찰 개혁 화두를 던지면서 극단적 선택을 한 이후 2년이 흐른 시점에서 시작된다. 수사권 조정을 놓고 대립하는 부장검사 우태하(최무성)와 경찰청 정보부장 최빛(전혜진)이 새로 합류했다. 각각 황시목과 한여진을 내세워 조직 비호에 나선다.

그 과정에서 시즌1의 주제의식을 그대로 잇는다. 선악 구도가 명확하지 않은 채 '모두가 용의자나 공범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최무성은 "보통 드라마는 선악 구분이 선명한 게 특징이지만 시즌2 인물 중 특히 황시목은 선악 구분을 떠나 인간이 어떻게 살아야되는지 끊임없이 시청자들에게 질문을 던진다"고 설명했다. 전혜진은 "워낙 대본이 치밀해서 내가 범인일까, 줄타기 하듯 (캐릭터를) 만들어갔다"고 말했다.

'한 번도 안 본 사람은 있어도, 중간에 포기한 사람은 없다'고 할 정도로 '비밀의 숲'은 몰입도 높은 작품으로 정평나 있다. 탄탄하게 쌓아 올린 구성과 입체적인 캐릭터, 매 순간 예상을 뛰어넘는 전개를 보여줬다. 당초 시즌제를 염두에 두지 않았지만 매니아층이 형성되면서 tvN 최초로 시즌제 장르극이 됐다.

배두나는 "부정부패는 언제든 일어나는데 황시목과 한여진 같은 사람들이 이 세상에 있었으면 좋겠다는 심정으로 비밀의 숲을 좋아하게 되는 것 같다"고 인기 비결을 꼽았다. 조승우는 "작가의 특징이기도 하지만 인물 내면 속의 본질, 시스템 내 가장 기초적인 문제에 대한 질문을 남긴다"고 덧붙였다.

시즌2는 전 시즌에 이어 이수연 작가가 집필했다. 15일 오후 9시 첫 방송된다.

권영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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