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내 자동차 시장의 가장 큰 화두는 단연 3열 SUV라 할 수 있다.
그 동안 포드 익스플로러 정도나 어필되었던 3열 SUV 시장은 쉐보레 트래버스, 현대 팰리세이드 등과 같은 비교적 대중적인 영역에서의 성장은 물론이고 프리미엄 브랜드의 국내 포트폴리오를 개편하게 만드는 정도에 이르게 되었다.
브랜드 포트폴리오에서 스포티한 감성, 대담한 드라이빙을 중점으로 제시했던 캐딜락 브랜드 역시 마찬가지다. 캐딜락 역시 3열 SUV, 캐딜락 XT6를 출시하며 3열 SUV 시장에서의 경쟁에 나섰다
그 어떤 존재보다 붉은 빛을 발하는 캐딜락 XT6는 어떤 매력을 품고 있을까?
캐딜락 XT6는 3열 SUV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미국 브랜드’의 프리미엄 디비전인 만큼 3열 SUV에게 필요한 ‘넉넉한 공간의 여유’를 확실히 제시한다. 실제 경쟁자 사이에서도 상당한 존재감을 제시하는 5,050mm의 전장을 앞세웠다.
이와 함께 전폭과 전고 또한 1,965mm와 1,750mm에 이르기 때문에 공간의 구성, 여유에 대한 기대감을 키운다. 한편 휠베이스와 공차중량은 각각 2,863mm와 2,150kg(6인승/20인치 휠타이어 기준)으로 최근 캐딜락이 선사하는 ‘동급 대비 가벼운’ 존재감을 과시한다.
붉게 빛나는 3열 SUV
처음 캐딜락 XT6이 공개되었을 때 여러 컬러 팔레트가 함께 공개되었고, 그 중에서 가장 돋보인 컬러가 바로 이번의 시승 차량에 적용된 ‘레드 호라이즌 틴트코트(Red Horizon Tintcoat)’였다.
돌이켜 보면 캐딜락에게 붉은 컬러는 꽤나 매력적이고, 강렬한 선택이다. 이전의 캐딜락 ATS-V도 그랬고, 가깝게는 같은 SUV 라인업 중 패션-레드 컬러의 XT5가 대중의 이목을 끌었던 것처럼 말이다. 이번 역시 마찬가지다.
붉은색은 일반적으로 SUV에서 쉽게 적용할 수 없는 색상이지만 XT6는 붉은 차체와 검은색 디테일의 선명한 대비를 앞세워 기대 이상의 존재감을 느낄 수 있었다. 특히 전면부의 색상의 대비는 차량의 입체감을 더욱 강조한다.
디자인의 매력도 확실하다. 아트&사이언스의 디자인 기조 이후 캐딜락은 꾸준히 디자인 기조의 발전을 통해 지금에 이르게 되었는데 캐딜락 XT6는 도로 위에서 상당한 매력을 어필한다. 스포츠 트림의 메쉬 그릴과 크레스트 엠블럼은 물론 헤드라이트 및 수직의 라이팅은 전통적인 캐딜락과는 사뭇 다르지만 캐딜락의 존재감을 그 어떤 차량보다 명확히 제시한다.
3열 SUV의 특성이 고스란히 반영된 부분이며, 실제 선의 연출에 있어서도 깔끔하고 간결함에 집중한 모습이다. 대신 이전보다 ‘연출’의 경험이 생긴 탓인지 한층 세련된 20인치 알로이 휠과 도어 패널 하단의 메탈 가니시가 전체적인 ‘완성도’를 높인다.
후면에서는 에스칼라-라이크 디자인의 기조를 고스란히 이어 받은 모습이다.
캐딜락 특유의 명료하고 직선 중심의 실루엣을 그대로 살리면서 에스칼라 컨셉에서 가져온 가로 및 세로의 라이팅을 더해 ‘최신의 캐딜락’이 가져야 할 정체성을 명확히 강조한다. 이와 함께 바디킷 양 끝에는 스퀘어 타입의 듀얼 머플러를 더해 스포티한 감성을 한껏 더했다.
3열 SUV, 역동성과 공간의 여유의 공존을 이뤄내다
캐딜락 XT6의 실내 공간은 캐딜락 CT6와 XT5 등에 적용되었던 ‘현재의 캐딜락’이 갖고 있는 인테리어 디자인 기조를 그대로 이어가면서도 ‘최신의 디테일’을 곳곳에 더한 모습이다.
제트 블랙 컬러 테마를 품은 실내 공간은 캐딜락 고유의 좌우대칭 구조를 유지하며, 깔끔하고 세련된 감성을 자아내고, 독특한 패턴과 컬러, 그리고 입체감이 돋보이는 반짝임을 품은 갈색의 인서트가 곳곳에 더해졌다. 이와 함께 금속 고유의 질감이 곳곳에 더해져 긴장감을 살린다.
여기에 깔끔하게 다듬어진 새로운 디자인의 스티어링 휠, 계기판 등이 더해져 시각적인 만족감을 높인다. 이러한 실내를 보고 있자면 2000년대의 캐딜락에 비해 인테리어의 연출이 한층 발전한 모습이나 일부 소재의 활용과 마감에 있어서는 내심 아쉬운 부분이 존재한다는 생각이 든다.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이제는 완성도가 상당히 높은 CUE를 기반으로 해 내비게이션을 비롯해 블루투스 오디오, 라디오 등 다양한 기능을 손쉽게 조작할 수 있도록 했다. 한글화나 조작의 편의성도 더욱 개선되어 만족감을 높인다.
특히 서라운드 뷰, 후방 카메라 등 각종 카메라 화질이 한층 개선된 점도 긍정적인 부분이라 할 수 있다. 다만 14개의 스피커로 구성된 보스 퍼포먼스 시리즈의 만족감은 평이한 수준이며,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의 ‘연출’의 고급감이 다소 아쉽게 느껴졌다.
기본적으로 넉넉한 체격을 갖고 있는 만큼 캐딜락 XT6의 탑승 공간은 충분히 매력적이다.
여느 3열 SUV 및 대형 SUV에서는 쉽게 찾아볼 수 없는 낮고 안정적인 드라이빙 포지션을 제공하는 시트는 크기의 여유를 제시하며, 다양한 조절 기능을 품었다. 이와 함께 기본적인 레그룸과 헤드룸의 여유가 넉넉한 점은 분명한 어필 포인트라 할 수 있다.
2+2 구성의 2열과 3열 시트는 구성은 일반적인 3열 SUV와의 비교를 거부한다. 실제 캐딜락 XT6는 3열 공간에도 ‘일상적인 사용이 가능한’ 여유를 확보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고, 그 결실은 충분히 만족스럽다.
실제 2열과 3열 시트 모두 탑승자 개개인에게 만족감을 줄 수 있는 넉넉한 크기의 독립형 시트로 제작되었으며 가죽의 질감, 디자인, 디테일 등에 있어서도 상당히 공을 들인 것을 알 수 있다. 이와 함께 레그룸과 헤드룸은 물론 USB 충천 포트와 슬라이딩 컵홀더 등이 더해져 ‘탑승자의 가치’를 한껏 높인다.
끝으로 적재 공간도 만족스러운 모습이다. 실제 캐딜락 XT6의 경우에는 3열을 모두 사용하더라고 356L의 적재 공간을 사용할 수 있으며 버튼 조작으로 폴딩을 할 수 있는 3열을 접을 때에는 1,220L의 공간이 마련되어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확실히 제시한다.
3열에 이어 2열 역시 손쉽게 폴딩이 가능한데, 2열과 3열 시트를 모두 접을 때에는 최대 2,229L까지 늘어나 다양한 아웃도어 및 레저 활동에도 훌륭한 파트너가 된다.
매력적인 V6, 그리고 다단화의 조화
캐딜락 XT6의 GM의 최신 V6 엔진이 자리하며 다단화의 추세를 고스란히 반영한 최신의 변속기를 장착했다.
실제 V6 3.6L 가솔린 직분사 엔진은 앞선 캐딜락들에서 강렬한 드라이빙을 보장해왔고, 이번의 XT6에서도 314마력과 38.0kg.m라는 매력적인 성능을 제시하며 액티브 퓨얼 매니지먼트의 매력을 자랑한다.
여기에 신형의 9단 자동 변속기와 AWD 시스템을 통해 노면으로 그 힘을 전한다. 이를 통해 캐딜락 XT6는 우수한 주행 성능은 물론이고 가솔린 SUV으로 준수한 8.3km/L(도심 7.1km/L 고속 10.5km/L)의 효율성을 확보하게 됐다.
드라이빙의 역동성, 3열이 제시하는 여유의 공존
캐딜락 XT6와의 본격적이 드라이빙을 위해 도어를 열고 시트에 몸을 맡기면 시장의 경쟁자들과는 완전히 다른 느낌을 제시한다. 일반적으로 높은 시트를 통해 시야를 확보 및 공간 활용성을 높이는 것과 달리 캐딜락 XT6는 낮게 자리한 시트와 이를 기반으로 구성된 드라이빙 포지션은 ‘드라이빙의 기대감’을 한껏 높인다.
여기에 캐딜락 브랜드 특유의 ‘감성’을 통해 새로운 차량에서 전해지는 ‘적응의 부담’을 덜어낸다. 덧붙여 V6 엔진의 소음이나 진동도 평균 이상 수준으로 억제하며 프리미엄의 가치를 보다 효과적으로 제시한다.
어느새 파워트레인 개발과 적용에 있어서 터보 엔진이 주류가 되었지만 캐딜락 XT6는 여전히 자연흡기 엔진의 가치와 매력을 제시한다.
실제 엑설러레이터 페달을 밟으면 V6 엔진의 매끄러움, 그리고 차량의 셋업에서 전해지는 ‘저항 없는 가속감’을 느낄 수 있으다. 페달 조작에 따른 엔진의 선형적이고 직접적인 반응감은 터보 엔진에서는 쉽게 마주할 수 없는 매력으로 다가온다. 특히 배기량의 여유로 찍어 누르는 듯한 그 자신감은 꽤나 인상적인 부분이다.
경쟁 모델 대비 무게도 가볍고, V6 엔진의 성능 자체도 제법 준수하기 때문에 도로 위에서의 충분한 발진 가속, 추월 가속 그리고 고속 주행 성능을 누릴 수 있다. 특별히 사운드 튜닝을 한 것은 아니지만 운전자는 RPM에 따라 사운드의 매력도 함께 전해져 ‘드라이빙의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다. 적어도 여기까지는 전형적인 ‘스포티한 캐딜락’과 같은 맥락이라 할 수 있다.
변속기부터 조금 다른 느낌이다. 새로운 9단 자동 변속기는 기본적인 변속 속도나 변속 시 충격 등은 무척이나 능숙하게 연출되어 사용자의 만족감이 높아 ‘토크컨버터 타입의 변속기’의 현재를 보여주고 있다. 여기에 한층 커진 패들 시프트는 손의 크기에 구애 받지 않고 누구라도 변하게 사용할 수 있어 만족감이 높았다.
다만 기존 캐딜락의 8단 자동 변속기는 빠른 업 시프트에 비해 다운시프트가 조금 조심스럽고 반 템포 여유를 두는 것에 반해 9단 자동 변속기는 다운시프트의 적극성과 속도가 무척이나 민첩한 반면, 업시프트가 되려 여유로운 편이다. 아마 이를 통해 일상에서의 편안함을 조금 더 추구한 셈이다.
차량의 움직임에 있어서는 꽤나 독특하다. 캐딜락 XT6은 지금까지의 캐딜락과는 사뭇 다른 존재다. 돌이켜 보면 그 동안의 캐딜락은 사실 과도할 정도로 드라이빙에 집중헀던 존재이며, 실제 주행 성능 부분에서는 동급 최고 수준의 가치를 제공하지만 그 외의 부분에는 다소 소홀한 모습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캐딜락 XT6는 스포티함을 유지하면서 더욱 편안하고 안정적인 드라이빙을 강조하며 ‘올라운더’의 매력이 한껏 들어난다. 기본적으로 체격에 비해 가벼운 스티어링 휠 조향감각을 제시하고 있고, 주행 중에 차량의 체격 역시 더욱 작게 느끼게 한다.
이를 통해 외형의 체격은 다소 부담될지 몰라도 막상 스티어링 휠으 잡으면 그 누구라도 쉽게 다룰 수 있다.
일상 주행은 물론이고 주행 템포가 빠를 때 등 노면과 운전자의 주행 패턴의 급작스러운 변화에도 능숙한 대응을 제시한다. 게다가 새롭게 적용된 CDC(Continuous Damping Control)는 MRC보다 한층 너그럽고 부담을 줄이는 질감을 기반으로 ‘단단해야 할 때’와 ‘부드러워야 할 때’를 명확히 인지하고 그에 맞춰 감쇄력을 조절해 만족감을 높인다.
이와 함께 투어, AWD, 스포츠 그리고 오프로드로 나뉜 드라이빙 모드도 고유의 매력을 제시한다. 엔진 반응이나 변속 타이밍은 물론이고 노면에 대한 반응까지 다채로운 변화를 제시하면서도 전통적인 3열 SUV가 갖춰야 할 여유를 담아냈다.
특히 캐딜락 XT6에 처음 추가된 오프로드 모드는 엔진에 대한 적극적인 조율과 함께 노면의 자잘한 충격을 모두 억누르려는 특유의 부드러움이 돋보였다. 새로운 CDC를 통해 ‘드라이빙의 특성’을 더욱 광범위하게 마련하여 여유로운 캐딜락과 스포티한 캐딜락을 하나의 그릇에 성공적으로 담을 수 있게 되었다.
좋은점: 대담하고 강렬한 존재감, 그리고 역동성과 편안함을 아우르는 수준 높은 드라이빙
아쉬운점: 시장에서의 부족한 인지도, 그리고 아쉬운 연출의 디테일
혼자, 그리고 가족과 함께 누리는 캐딜락 XT6
그 동안 캐딜락은 개인을 위한 드라이빙 파트너의 가치가 도드라진 존재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캐딜락 XT6는 사뭇 다르다. 완벽한 수준의 구현은 아니지만 3열 SUV라는 그릇 위에 개인을 위한 드라이빙은 물론이고 가족, 그리고 모두와 함께 할 수 있는 드라이빙까지도 제대로 구현했기 때문이다.
그 동안의 캐딜락이 ‘함께 하기에’ 다소 부담스러웠던 이들에게, 그리고 새로운 브랜드에 대한 도전이 필요한 운전자들에게 캐딜락 XT6는 분명 매력적이고, 또 선명한 캐릭터를 과시할 수 있는 존재일 것이다.
촬영협조: HDC 아이파크몰 용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