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극복을 위해 뮤지컬계가 똘똘 뭉쳤다. 자선 갈라 콘서트인데, 입이 쩍 벌어질만한 한국 뮤지컬 반세기 역사상 최대 규모 콘서트다.
빈말이 아니다. 뮤지컬계는 29, 30일 이틀간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자선 기금 마련 콘서트 ‘쇼 머스트 고 온’을 열기로 했다. 공동 기획은 송승환 피엠씨프러덕션 대표, 박명성 신시컴퍼니 대표, 설도권 클립서비스 대표, 신춘수 오디컴퍼니 대표, 장우재 인사이트엔터테인먼트 대표, 엄홍현 EMK뮤지컬컴퍼니 대표, 예주열 CJ ENM 공연사업본부장, 윤홍선 에이콤 대표 등 한국 뮤지컬 대표 프로듀서 8인과 세종문화회관이 맡았다. 무대 위에는 남경주 최정원 정성화 김준수 옥주현 마이클리 신영숙 차지연 최재림 아이비 등 뮤지컬 스타 30여명이 오른다. 총망라한 수준이다.
10일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공연 추진위원장을 맡은 신춘수 대표는 “공연업계 종사자들에게 작은 희망의 불씨가 돼 보자는 취지에서 의기투합했다”며 “코로나19를 딛고 앞으로 나아가는 데 새로운 동력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콘서트의 수익금과 기부금은 공연 취소나 연기로 생계에 어려움을 겪는 배우와 스태프를 돕는 데 쓰인다. 목표 기금은 5억원. 500명에게 100만원씩 지원할 수 있는 금액이다. 30일 공연은 온라인 생중계도 병행, 관객들로부터 자발적 후원금도 받는다.
김성규 세종문화회관 사장은 “프로듀서 8인 역시 상황이 녹록치 않음에도 기부를 약속했고, 이에 세종문화회관도 기부에 동참하기로 했다”며 “기금 운영위원회를 통해 최대한 빨리, 공정한 방식으로 지원금이 돌아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기자회견 사회를 맡은 남경주도 “금액을 밝히긴 어렵지만 기부에 참여하고 출연료도 반납하겠다”며 “후배들도 뜻을 모아줄 거라 기대한다”고 보탰다.
공연은 8개 제작사의 대표 뮤지컬에서 고른 곡들로 꾸며진다. 단순히 노래를 나눠 부르는 갈라쇼 형태가 아니라 기승전결이 있는 서사로 엮고, 특수효과와 퍼포먼스까지 더해 완성도를 높일 계획이다.
뮤지컬계는 이번 공연을 계기로 지속적인 모임을 갖기로 했다. 박명성 대표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맞아 제작 시스템의 혁신이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이뤄졌다”며 “뮤지컬 시장의 발전과 건강한 생태계 조성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