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앞으로 다가온 더불어민주당 새 당 대표 체제 출범 이후 열린민주당과의 합당에 속도를 낼 가능성이 커 보인다. 당권 도전에 나선 이낙연 의원과 김부겸 전 의원, 박주민 의원 모두 합당에 '찬성' 의사를 밝혔기 때문이다. 열린민주당을 지원하는 강성 친문재인계 지지자들을 의식한 행보로 풀이된다. 하지만 실제 합당으로 이어질 경우, 이율배반적이라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으로 예상돼 이를 둘러싼 신임 대표의 고민도 뒤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차기 당권 주자들은 일제히 열린민주당과의 합당에 적극적이다. 이낙연 의원은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열린민주당과) 빨리 통합을 이루는 것이 필요하고, 또 가능하다”고 말했다. 4ㆍ15 총선 당시 “열린민주당과의 연합이나 합당은 상상해본 적이 없다”고 애매한 입장을 보였지만 '찬성' 입장으로 방향을 튼 것이다. 김부겸 전 의원 역시 지난달 29일 최강욱 열린민주당 대표와 만나 ‘형제당’이라는 표현을 쓰며 “당 대표가 되면 열린민주당과 합당을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박주민 의원 역시 최근 언론인터뷰에서 “당이 가진 정책적 방향과 당원의 화학적 결합 가능성을 봤을 때 필요한 부분”이라고 찬성 입장을 명확히 했다. 현실적으로 당권을 잡기 위해 친문 지지층이 '한 식구'로 생각하는 열린민주당을 배척하고는 이들의 표심을 끌어안기 어렵다는 현실적 고민이 당권 주자들의 선택에 담겨 있다.
당 내부 분위기도 총선 이후 이미 합당 쪽으로 많이 기울고 있다. 총선 직후 문재인 대통령이 최강욱 열린민주당 대표에게 직접 축하 전화를 한 게 결정적 계기다. 문 대통령은 당시 최 대표와의 통화에서 “권력기관 개혁에 열린민주당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최 대표에 힘을 실어 줬다. 이를 두고 당 내부에서는 "열린민주당 창당에 문 대통령이 '면죄부'를 준 것"이라는 해석까지 나왔다. 실제 총선 전까지만 해도 이해찬 대표가 열린민주당을 ‘유사 비례정당’이라고 부르며 “무단으로 문재인정부와 민주당을 참칭하지 말라”고 직격할 정도로 각을 세웠다.
다만 열린민주당과의 합당이 현실화할 경우, 민주당에 유리하게 작용할지에 대해서는 신중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 7일 공개된 한국갤럽 여론조사 결과 민주당 지지율은 37%로 같은 기관에서 실시한 총선 이후 조사 중 최저치를 기록했다. 특히 중도층의 민주당 지지율은 4월 29일 43%에서, 이달 7일 35%로 대폭 하락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친문’을 등에 업은 열린민주당과 민주당이 합당을 할 경우, 그 시그널이 멀어지는 ‘중도층’ 표심을 잡는 데 유리할 지 한번 생각해봐야 할 지점"이라고 말했다.
※상세한 내용은 리얼미터 홈페이지나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www.nec.go.kr)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