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지하차도에서 벌어진 '물고기 구출작전'

입력
2020.08.07 19:13
6일 내린 폭우로 불어난 한강물 타고
잉어, 메기 등 어류 100마리 지하차도에 갇혀
여의도센터 직원들, 물고기 구출해 한강 방류


서울에 하루 100mm가 넘는 폭우가 쏟아진 가운데 불어난 한강물을 타고 둔치로 넘어왔던 물고기들이 지하차도에 갇히는 웃지 못할 일이 벌어졌다. 한강 일대를 관리하는 한강사업본부 직원들이 긴급히 '구출작전'을 펼친 끝에 100마리가 넘는 물고기들이 한강으로 되돌아간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시 한강사업본부 여의도안내센터는 7일 오후 여의도의 한 지하차도에 갇힌 잉어와 붕어, 메기 등 물고기 100여마리를 구조해 한강에 방류했다고 밝혔다. 전날 서울에는 홍수주의보까지 발령될 정도로 많은 비가 내려 한강 수위가 8.73m까지 치솟았는데, 이 물고기들은 불어난 강물을 따라 지하차도에 들어왔다 이날 다시 수위가 내려가자 다시 한강으로 돌아가지 못한 채 이곳에 갇혔던 것으로 추정된다.

이 물고기들이 처음 발견된 건 낮 12시쯤이었다. 영등포경찰서 여의도지구대 소속 경찰관이 인근 지역 순찰에 나섰다 국회한옥사랑채에서 여의도한강공원 국회둔치주차장로 진입하는 지하차도에서 헤엄치는 물고기들을 발견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로부터 해당 사실을 통보받은 한강사업본부는 관할 지역을 담당하는 본부 산하 여의도센터에 이 소식을 전했다. 이에 오후 1시쯤부터 여의도센터의 청소 및 환경미화 담당 직원들이 총동원돼 물고기 구출에 나섰다.

직원들은 뜰채나 삽을 이용, 물고기들이 다치지 않게 조심스레 통에 담은 뒤 한강에 방류했다. 여의도센터의 한 직원은 본보와의 통화에서 "이곳에서 근무하면서 이런 일은 처음 본다"고 설명했다.

이승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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