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가 스포츠뉴스에서 댓글창을 없애기로 결정했다. 이달 1일 짧은 생을 마감한 프로배구선수 고유민씨가 그 동안 악성 댓글로 인한 고통을 호소해왔다는 사실이 알려진 지 일주일 만이다.
네이버는 7일 공식 블로그를 통해 "최근 악성댓글 수위와 그로 인해 상처 받는 선수들의 고통이 간과할 수준을 넘는다는 판단에 따라 '네이버 스포츠뉴스'에서 댓글을 잠정 폐지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달 중 우선적으로 뉴스 댓글이 중단되고, 동영상 등 다른 영역 댓글 정책은 추후 결정될 예정이다.
2007년 처음 서비스를 시작한 네이버 스포츠는 수많은 스포츠 팬들의 '소통의 장' 역할을 해왔다. 매일 열리는 스포츠 경기 관련 기사 댓글에서 팬들끼리 응원을 주고 받으며 '팬심'을 불태우기도 하고, 올림픽이나 월드컵 등 대형 스포츠 행사가 열릴 때는 기사 하나에 수 만개씩의 댓글이 등록되며 국민들이 함께 기쁨과 아쉬움을 나누는 공간이 되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 들어 일부 선수 또는 팀을 향한 과도한 명예 훼손 및 비하 댓글이 문제가 됐다. 일부 네티즌들은 팀과 선수를 넘어 가족에게까지 무분별한 비난을 쏟아내고, 외모 비하부터 성희롱까지 도를 넘은 인신공격이 지속됐다. 고(故) 고유민 선수도 선수 생활 내내 저속한 악성 댓글에 시달린 것으로 알려졌다.
네이버는 지속되는 악성댓글 피해를 막기 위해 올해 3월 연예뉴스 댓글을 잠정 폐지한 데 이어 이번에는 스포츠뉴스 댓글 잠정 폐지라는 결정을 내렸다. 다만 '완전 폐지'는 아니다. 댓글에 순기능도 있는 만큼, 악성 댓글 문제를 기술로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찾겠다는 입장이다.
네이버 측은 "현재 스포츠 서비스에서 자주 발견되는 댓글 유형을 면밀히 분석해 악성 댓글은 노출을 자동 제어하는 기술을 추가 개발 중"이라며 "댓글이 잠정 중단되는 동안 이 기술을 고도화하고, 실효성이 담보되면 댓글 중단 해지에 대한 논의를 재개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