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만장자' 워런 버핏 누나이자 자선사업가 도리스 버핏 별세

입력
2020.08.06 21:48
"지난 4일 자택서 빌리 홀리데이 노래 들으며 숨 거둬"
자선단체 '선샤인 레이디 재단' 설립해 기부활동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89)의 친누나이자 자선사업가인 도리스 버핏이 세상을 떠났다. 향년 92세.

6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손자인 알렉산더 버핏 로젝은 고인이 지난 4일 메인주(州) 락포트의 자택에서 재즈 보컬 빌리 홀리데이의 노래를 들으며 숨을 거뒀다고 밝혔다.

도리스 버핏은 1996년 자선단체인 '선샤인 레이디 재단'을 설립해 위기에 빠진 가정과 가난한 사람들을 돕기 시작했다. 학대받은 여성들을 위한 장학 프로그램도 운영했다.

그러다 지난 2006년 동생 워런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이 자신의 재산을 고인의 자선단체에 기부하겠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도리스 버핏의 자선 활동은 확대됐다. 이후 어려움에 처한 사람들로부터 도움을 요청하는 편지가 쇄도했고, 이에 워런 버핏 회장은 도움을 요청하는 편지와 함께 초기 기부금 500만달러(약 60억원)를 도리스 버핏에게 기부했다.

도리스 버핏은 2016년 보스턴 글로브와의 인터뷰에서 건당 평균 기부액이 4,800달러라고 밝힌 바 있다. 도리스와 워런은 공동으로 설립한 '레터스 재단'을 통해 총 1,050만달러(약 124억원) 규모의 기부를 해왔다.

약 770억달러의 자산을 가진 세계적 부호인 동생 워런 버핏의 도움을 받았던 도리스 버핏은 당시 인터뷰에서 "내 동생이 돈을 쏟아붓고 있어서 우리는 (재원에) 한계가 없다"며 "돈이 부족하면 (동생에게) 전화하면 된다"고 말하기도 했다.

워런 버핏이 공중 보건이나 교육 등 스케일이 큰 이른바 '도매 기부'를 해왔다면 도리스 버핏은 '소매 기부'를 통해 개별적, 소액 자선 사업을 해왔다.

도리스 버핏은 1951년 트루먼 스티븐스 우드와 결혼해 3명의 자녀를 뒀지만 이혼했다. 이후에도 3번의 결혼을 더 했으나 역시 이혼한 바 있다.

강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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