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6일 임진강 홍수 조절 기능을 하는 경기 연천의 군남댐을 전격 방문해 기록적인 폭우에 따른 대응 상황 등을 점검했다. 문 대통령은 북한이 임진강 상류의 황강댐 방류 사실을 우리 정부에 사전에 통보해 주지 않는 데 대해 공개적으로 유감을 표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군남홍수조절댐 홍수조절센터를 찾았다. 군남댐 수위는 북한 및 남ㆍ북한 접경 지역에 내린 집중 호우에 황강댐 방류 수량이 더해져 5일 역대 최고치를 넘겼다. 이에 따라 경기 연천과 파주 임진강 유역 저지대 주민들에게 한때 대피령이 내려졌다.
문 대통령은 북한이 사전 통보 없이 황강댐 수문을 개방한 데 대한 아쉬움을 이례적으로 드러냈다. 문 대통령은 “북측에서 황강댐 방류 사실을 미리 알려주면 군남댐 수량 관리에 큰 도움이 될 텐데, 그게 아쉽게도 안 되는 상황”이라며 “과거에 그렇게 하도록 남북이 합의했는데, 잘 이행이 안 되는 상태”라고 말했다.
남북한은 2009년 북한의 무단 방류로 우리 주민 6명이 물에 휩쓸려 사망한 사건이 발생하자 황강댐 방류 정보를 교류하기로 합의했다. 그러나 북한은 지난달부터 황강댐 수문을 총 3차례 개방해 방류하면서도 사전통보는 하지 않았다.
이어 문 대통령은 "(우리가 예측할 수 있는 황강댐 방류 정보에) 기상 정보까지 더해 적절하게 군남댐 수문을 열어 수위를 조절해 달라”며 “방류 시 하류 쪽에 피해가 생기지 않도록 연천군, 파주시 등과 잘 협력해 달라”고 당부했다. 권재욱 한국수자원공사 연천ㆍ포천권 지사장은 “북한의 황강댐이 갑자기 붕괴해도 최악의 경우까지 검토해서 문제가 없도록 돼 있다”고 문 대통령에게 보고했다.
한편 문 대통령은 이재민이 머무르는 경기 파주의 한 초등학교로 이동해 주민과 자원봉사자들을 격려했다. 문 대통령은 이르면 7일 폭우 대응 현장을 방문할 예정이었으나, 비가 다소 소강상태를 보인 이날 정오께 전격적으로 이번 방문을 결정했다고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문 대통령의 방문에는 강기정 청와대 정무수석, 이진석 국정상황실장, 김광철 연천군수 등이 함께 했다.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도 동행할 계획이었지만, 춘천 의암댐에서 민간 고무보트와 춘천시청 행정선, 경찰정 등 선박이 전복돼 7명이 실종된 사고 현장에 들르느라 함께하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