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세계식량계획(WFP)을 통해 올해 북한에 1,000만달러(한화 118억원)를 지원한다. 6월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의 막말 담화와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 등으로 보류했던 사안이지만 다시 추진하기로 했다. 남북 간 인도적 협력은 정치·군사적 상황과 무관하게 이어져야 한다는 메시지를 북측에 다시 보낸 것이다.
정부는 6일 오전 제316차 남북교류협력추진협의회를 열고 WFP에 북한 영유아ㆍ여성 지원사업 등을 위한 남북협력기금 1,000만달러 지원안 등을 심의ㆍ의결했다.
이번 사업 지원은 WFP가 북한 내 7세 미만 영유아와 여성의 삶의 질 개선을 목표로 북한과 합의해 추진하는 사업에 정부가 일정 부분 공여하는 방식이다. 북한 9개도 60개군 내 보육원ㆍ유치원 등의 영유아와 임산ㆍ수유부를 대상으로 영양강화식품 약 9,000톤을 지원하는 영양지원사업에 쓰인다. 또한 북한주민 2만6,500명에게 옥수수ㆍ콩ㆍ식용유 3,600톤을 제공하는 식량지원사업 등이다.
정부가 WFP를 통해 북한 영유아ㆍ여성 지원에 나선 것은 이번이 4번째다. 2014년(700만달러), 2015년(210만달러), 2019년(450만달러)에도 진행됐다.
이번 사안은 지난 6월 3일 김연철 전 통일부 장관이 데이비드 비즐리 WFP 사무총장과의 화상 면담을 통해 추진하기로 결정한 사안이지만, 다음 날인 4일 김 제1부부장의 남북관계 단절 선언 담화 이후 보류됐다. 같은 달 16일 북한이 개성 남북연락사무소 건물을 일방적으로 폭파한 이후 통일부는 "남북관계 상황을 고려해 재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