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에 '불법 취업 종합 서비스' 제공한 중국인 브로커 구속

입력
2020.08.05 17:18
입국, 공항마중, 일자리 알선, 가짜 난민신청까지 
무비자 입국 말레이인에 취업 알선 후 수수료 챙겨


여행 목적으로 무비자 입국한 말레이시아인들을 상대로 국내 불법 취업을 알선한 중국인 브로커가 구속됐다.

5일 법무부에 따르면 서울출입국ㆍ외국인청 이민특수조사대는 출입국관리법 위반 혐의로 중국인 결혼이민자 A(33)씨를 구속했다. 사건은 지난달 23일 서울중앙지검 형사11부(부장 전철민)로 송치됐다.

A씨는 말레이시아 현지 브로커인 B씨와 공모해 2018년 초부터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중국계 말레이시아인들을 상대로 "한국에서 취업하면 큰 돈을 벌 수 있다"며 취업 광고를 했다. 이들은 입국시 별도 비자가 필요 없는 사증면제협정(B-1) 체결국인 말레이시아 국적 외국인을 집중 모집했다.

A씨는 "여행객처럼 위장해 입국하라"고 일러둔 뒤 불법 취업에 필요한 단계별 서비스를 세세하게 제공한 것으로 조사됐다. 항공권 예매, 인천국제공항 마중, 숙소 제공, 일자리 알선뿐 아니라 장기적으로 국내 체류할 수 있도록 난민신청을 하는 방법도 알려줬다. 가짜 난민 알선 브로커도 주선해줬다. 입국한 이들에게 충북 진천군의 제조업체, 경기 용인시의 물류업체 등에 취업을 알선해주는 대가로 인당 100여만원을 받았다. 외국인 관광객 대상 게스트하우스로 위장한 숙소에서 머물게 하며 매월 20만~30만원의 월세도 받아 챙겼다.

이민특수조사대는 A씨를 통해 외국인을 알선 받아 불법 고용한 업주 4명도 입건해 기소의견으로 송치했다. 미등록 체류 상태로 불법 취업한 외국인은 소재를 파악해 강제퇴거 등의 조치를 내릴 예정이다.

이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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