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인 김구라와 '라디오스타'가 변화로 오해를 씻어낼 수 있을까.
지난달 29일 남희석이 SNS에 "참 배려 없는 자세"라며 김구라와 MBC 예능 프로그램 '라디오스타'(이하 '라스')의 이름을 언급하는 글을 게재했다가 삭제한지 일주일이 지나 다시 새로운 '라디오스타' 방송일이 돌아왔다. 그 사이 남희석의 추가 글과 '라스' 측, 홍석천의 해명글이 올라오면서 논란도 계속 이어지고 있다.
남희석이 지적한 김구라의 태도는 '라디오스타' 게스트가 말을 할 때 "본인 입맛에 안 맞으면 등을 돌린 채 인상 쓰고 앉아 있다"는 모습이다. 추가 글에서 남희석은 "콩트 코미디 하다가 떠서 '라스' 나갔는데 개망신 당하고 밤에 자존감 무너져 나 찾아온 후배들"을 언급했고, 이는 더 많은 네티즌의 갑론을박을 불렀다.
반면 '라스' 측은 "김구라는 출연자들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한다. 저희가 지켜본 김구라는 출연자들에게 무례한 MC가 아니다. 김구라가 방송에서 비춰지는 모습은 '라스'만의 캐릭터라고 이해해주시면 감사하겠다. 제작진에게 항상 개그맨들 섭외를 얘기하는 분이 김구라"라며 남희석이 제기한 의혹을 반박했다. 또한 "방송 시간이 제한돼 있어 편집상으로 보이지 않는 부분이 있다. 편집은 시청자들의 재미를 위한 것이며, 김구라의 전체 모습을 그대로 다 담는 것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이런 해명이 있었음에도 논란이 진화되지 않는 건 '라스' 속 김구라의 캐릭터에 남희석처럼 불편을 느낀 시청자들도 상당수 있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남희석의 저격 글은 시기와 방식 면에서 다소 뜬금 없다는 평을 받았지만, 일부 네티즌은 그 내용에 공감하면서 이를 김구라와 '라스' 측도 인지하고 변화하기를 요청했다.
김구라는 '라스' 초창기부터 함께 하며 2012년께 약 14개월의 공백을 제외하고도 10년 넘게 MC로 출연 중인데, 그간 많은 게스트들의 이야기에 반론을 제기하는 식의 화법으로 토크의 맛을 더했다. 지난 2017년에는 김생민의 절약 습관에 부적절한 리액션을 보여 하차 요구까지 받으며 공식적인 사과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이게 '라스' 측이 언급한 김구라의 캐릭터였다. 하지만 10년 사이 시청자들의 눈은 높아졌고, MC들에게도 비판보다는 진심어린 공감과 신선한 반응이 요구되고 있다.
앞서 남희석의 추가 글에는 "혹시 이 일로 '라스'에서 '이제 등 안 돌릴게' 같은 것으로 우습게 상황 정리하시는 것까지는 이해"라는 문구도 있었다. 과연 '라스' 측이 입장문과 별개로 방송에서는 어떤 피드백을 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또한 "시청자분들의 의견을 경청하며 변화를 거쳐왔고, 오랜 시간 동안 지켜온 '라스'의 색깔도 지켜나가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는 '라스' 측의 입장이 어떻게 반영될지 궁금해진다. 김구라의 캐릭터는 '라스'에 꼭 필요하지만, 시의적절한 변화도 필요한 때다.
한편 이날의 '라스'는 새 출발 드림팀 특집으로 이혜영 김호중 스테파니 소연과 스페셜 MC 김종민이 출연하며, 이날 오후 10시 40분에 방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