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혈관의 염증을 유발하고 3일 이후까지 지속된다는 분석 결과가 국내 연구진에 의해 세계 최초로 확인됐다. 이는 지금까지 발견되지 않았던 바이러스의 특징으로, 코로나19 백신과 치료제 개발 탄력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한국생명공학연구원(생명연)에서 영장류 감염모델을 통해 혈관 염증 유지 현상 등 백신 및 치료제 개발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코로나19 바이러스 특성을 확인했다고 5일 밝혔다. 영장류 감염모델은 코로나19 바이러스를 감염시켜 인체감염과 비슷한 임상증상을 나타내는 영장류 실험 시스템으로, 생명연은 지난 2월 감염모델 개발에 착수해 중국, 네덜란드, 미국에 이어 세계 4번째로 개발에 성공한 바 있다. 이번에 해당 모델로 코로나19 바이러스 특성을 파악해 낸 것이다.
이번 실험을 통해 연구진은 코로나19 바이러스가 혈관의 염증을 유발하고 감염 3일 이후에도 염증이 유지되는 현상을 처음으로 확인했다. 또 코로나19 바이러스가 급격히 증가하는 감염 후 2일간 면역결핍환자에서 관찰될 수 있는 면역억제 현상도 감지됐다.
특히 영장류 실험모델에 코로나19 바이러스 투여 후 2일간 목, 폐 등에서 바이러스가 급속히 증식되고, 이후 급격히 감소해 감염 7일 이후에는 감염 활동성이 있는 바이러스가 감지되지 않는 현상도 관찰됐다. 코로나19 분자진단법(PCR)을 통해서는 양성으로 진단되지만 실제 감염 증상은 나타나지 않는 문제의 실마리가 될 수 있다는 게 연구진 측의 설명이다.
이번 연구 성과는 감염병 분야 세계적 학술지인 미국감염병학회지(Journal of Infectious Diseases)로부터 우수성을 인정받았다. 해당 학술지의 표지논문으로 선정됐으며, 온라인판은 8월 3일에 공개됐다.
최기영 과기정통부 장관은 "영장류 감염모델을 활용해 밝혀낸 코로나19 바이러스 특성은 코로나19 환자의 증상과 전파의 특이한 현상에 대한 원인 규명뿐만 아니라 치료제, 백신 개발에도 중요한 단초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영장류 감염모델이 실질적인 치료제 및 백신 개발로 이어질 수 있도록 관련 부처와의 협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최 장관은 "정부는 세계 네 번째로 확보한 영장류 모델을 활용해 '코로나19 치료제ㆍ백신 개발 범정부 자원위원회'에서 발굴한 후보물질의 효능을 검증하고, 검증결과가 신속하게 임상으로 연결될 수 있도록 협력체계를 더욱 공고히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