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의 바이오 신약이 우여곡절 끝에 다국적 제약사 MSD에 기술수출된다. MSD가 신약의 임상 개발과 허가, 상업화까지 성공한다면 한미약품은 1조원이 넘는 '잭팟'을 따낼 수 있게 된다.
한미약품은 바이오신약 후보물질 '에피노페그듀타이드(HM12525A)'를 MSD에 기술수출한다고 4일 밝혔다. 이 후보물질은 인슐린 분비 및 식욕 억제를 돕는 GLP-1과 에너지 대사량을 증가시키는 글루카곤을 동시에 활성화하는 바이오의약품으로, 여기에는 약효 지속 시간을 늘려주는 한미약품의 기술 '랩스커버리'가 적용됐다.
이 약물은 2015년 11월 다국적제약사 얀센에 기술수출했으나 지난해 반환됐다. 얀센이 이 후보물질을 비만 및 당뇨 치료제로 개발하는 과정에서 임상시험 중단 등 문제를 겪으면서 권리를 반환한 것이다. 당시 한미약품은 임상에서 약물 개발 가능성이 충분히 입증됐다고 보고 개발 방향을 새롭게 잡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한미약품은 최근 MSD와 기술 수출에 합의하며 이 물질을 비알코올성 지방간염(NASH) 치료제로 개발, 제조, 상용화하기로 합의했다. MSD는 한국을 제외한 전세계에서 이 물질에 대한 독점적 권리를 확보하게 된다.
계약금은 1,000만달러(약 119억원)이며, 단계별 성공에 따른 기술료(마일스톤)를 포함한 총 계약 규모는 8억6,000만달러(약 1조212억원)에 달한다. 제품 출시 이후엔 두 자릿수 퍼센트의 판매 로열티도 받을 수 있다. 다만 임상개발과 허가, 상업화 단계를 거치며 최종 계약 규모는 줄어들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