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열린 국회 본회의에서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후속 법안과 부동산 3법(종부세법, 소득세법, 법인세법 개정안) 처리가 관심사였다. 하지만 찬반 토론에 나선 여야 의원들은 '독재' 프레임으로 상대당을 가두는 데 주력했다.
포문을 연 건 미래통합당이었다. 통합당 의원들은 이날 본회의에서 통과된 공수처 후속 법안과 부동산 3법을 밀어붙인 더불어민주당이 '의회 독재'를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본회의 첫번째 토론자로 나선 유상범 통합당 의원은 "국회는 민주당 의원만의 것이 아니다. 이것을 의회독재라고 하지 않는다면 뭘 의회독재라 하겠나"고 목소리를 높였다. 민주당이 상임위 소위를 통한 법안 심사를 거치지 않은 채 부동산과 공수처 관련 법안을 통과시킨 것에 대한 비판이었다.
유 의원은 민주당에 민주화 운동에 투신했던 '86세대'가 많은 점을 꼬집으면서 독재 프레임을 더욱 부각시켰다. 그는 "여기 계신 많은 민주당 의원이 역사에 남는 학생운동을 하며 독재에 대항해 민주화 투쟁을 했다"며 "국회 절차를 무시하고 법안을 일방적으로 밀어붙이는 모습이 과거 투쟁했던 독재와 뭐가 다른지 모르겠다"고 쏘아붙였다.
민주당 의원들도 잠자코 있지 않았다. 본회의 발언대에 선 민주당 의원들은 '진짜 독재'가 무엇인지를 따지며 반격했다. 부동산 3법 찬성 토론자로 나선 김경협 민주당 의원은 "토론과 심사를 거부하고 퇴장한 건 미통당 의원이었다"며 "미통당은 여당 독재 프레임에 안간힘을 쓰고 있으나 결코 통하지 않는다"고 반격했다. 김 의원은 발언시간을 초과해 마이크가 꺼진 후에도 "진짜 독재는 유신 독재, 전두환 군사 독재, 바로 미통당의 선배들이 한 독재"라고 강조했다. 그러자 통합당 의원들은 "부동산 독재를 하고 있는 것"이라고 외치는 등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