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은평구에서 홀로 사는 60대 A씨는 혼자서 좀처럼 문밖에 나오지 못한다. 뇌경색 후유증으로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하는 데다 다리 통증으로 쉬 걷지 못하기 때문이다. 요양보호사의 도움을 받기 위해 A씨는 장기요양등급을 신청했으나 이 일도 뜻대로 풀리지 않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심사 등이 지연돼 속을 태우고 있다.
코로나19 장기화 여파로 돌봄 공백이 커지자 서울시가 돌봄 지원 사업 확대에 나선다. 돌봄 지원 대상을 확대하고, 이달부터 돌봄을 필요로 하는 시민에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돌봄SOS센터'를 시 전역에서 운영한다. 돌봄SOS센터는 성동ㆍ노원구 등 5개 자치구에서만 지난해 7월부터 시범 운영해왔다.
4일 시에 따르면 앞으로 만 50세 이상 중년도 돌봄 서비스를 받을 수 있게 된다. 기존에 만 65세 이상 어르신과 장애인으로 한정했던 지원 대상 기준을 지난달부터 낮췄다. 시 지역돌봄복지과 관계자는 "1~2인 가구 급증과 고령화 심화, 코로나19 등의 시대 변화로 가족들이 전적으로 책임졌던 전통적 돌봄에 대해 공공 역할에 대한 요구가 커졌기 때문"이라고 지원 확대 배경을 설명했다.
돌봄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소득 기준도 낮아졌다. 시는 기존 중위소득 85% 이하에서 올 연말까지 한시적으로 중위소득 100% 이하 소득자로 수혜 대상을 넓혔다. 시 관계자는 "코로나19로 경제적 타격을 입은 경제취약계층이 많아 올 연말까지 한시적으로 돌봄 서비스 대상 소득 기준을 완화했다"고 밝혔다. 1인당 연간 지원 비용도 최대 176만원으로 기존 156만원보다 20만원 올렸다. 이용자가 직접 부담해야 했던 교통비와 재료비를 각 최대 연 10만원 씩 추가로 지원하기로 하면서 지원 금액이 증가했다. 재료비는 집 시설 수리 및 보수를 비롯해 형광등 교체나 방역약품비 구입 등에 쓰이는 비용이다.
앞으로 시는 돌봄SOS센터를 돌봄 복지 거점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돌봄SOS센터와 연결된 전문 서비스 제공기관을 통해 동행지원, 주거편의, 식사지원, 건강지원 등을 맞춤 제공한다는 게 시의 설명이다.
돌봄매니저가 직접 방문해 서비스를 지원하는 만큼 대면을 통해 감염병 확산 방지 관리가 숙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시 관계자는 "돌봄매니저가 현장을 갈 땐 반드시 마스크를 쓰고 이용자와 만나고 열 체크 등을 하는 등 방역 수칙을 꼼꼼히 지키면서 돌봄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