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한 해변에서 들쇠고래 11마리가 죽은 채 발견됐다. 해당 지역은 고래의 집단 폐사가 여러 차례 목격돼 '고래의 무덤'이라 불린다.
4일 콤파스에 따르면 동(東)누사텡가라주(州) 사부 라이주아 지역의 리보레 해변에서 최근 들쇠고래 11마리를 발견했다. 잇따라 발견된 10마리는 죽었고 한 마리만 주민들의 도움을 받아 바다로 돌아갔다. 그러나 살아남은 한 마리도 결국 죽은 채로 해안에 떠밀려왔다. 몸길이 2.5~6m인 고래 사체는 즉시 해변에 매장됐다.
지역 국가해양보호구역청(BKKPN) 관계자는 "고래들이 먹이를 쫓아 해변 근처로 왔다가 썰물 때 미처 빠져나가지 못하고 고립된 것으로 보인다"라며 "들쇠고래는 최대 30마리까지 무리를 지어 살기 때문에 추가 좌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들쇠고래는 사회적 유대관계가 돈독해 무리 구성원이 아프거나 사고를 당하면 곁을 떠나지 않고 함께 머물며 집단 자살하는 경향이 있다"고 덧붙였다.
들쇠고래는 청어가 있는 곳으로 어부를 안내한다는 파일럿(Pilot)고래의 일종이다. 15~40마리가 무리 생활을 하며 암컷 다수와 소수의 수컷, 새끼들로 모계사회를 이룬다. 수명은 암컷이 약 46년, 수컷은 약 63년이다.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의 적색 목록에 올라가 있다. 인도네시아에서도 보호종으로 꼽힌다.
지난해 10월엔 주변 해변에서 고래 17마리가 고립돼 11마리가 죽었다. 최근엔 같은 동누사텡가라주에 속한 쿠팡 해변에서 29m짜리 대왕고래가 죽은 채 발견됐다. 2012년엔 인근 무인도 근처에서 오도가도 못한 채 발견된 고래 44마리 중 41마리가 살아남지 못했다. 고래 무덤이라 불리는 티모르섬과 사부섬 일대는 태평양에 사는 고래들이 인도양으로 넘어올 때 지나는 길목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