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기초과학 지원 늘려야"... 호암과학상 확대

입력
2020.08.04 17:16


호암재단이 ‘한국판 노벨상’을 확대한다. 국가 경쟁력 향상을 위해선 기초과학 분야 지원이 우선돼야 한다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제안에서 비롯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호암재단은 기존에 수상해 온 호암 과학상 분야를 2개 부분으로 개편할 방침이다.

호암재단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등을 계기로 과학기술 분야에 대한 국가적인 연구 장려와 지원 확대가 필요하다는 국내외 전문가들의 의견을 적극 수렴해 내년부터 호암과학상을 '물리ㆍ수학', '화학ㆍ생명과학' 등 2개 부문으로 분리해 시상한다고 4일 밝혔다.

이에 따라 내년 호암상은 과학상 물리ㆍ수학부문과 화학ㆍ생명과학부문, 공학상, 의학상, 예술상, 사회봉사상 등 6개로 나눠 시상한다. 수상자들에게는 상장과 메달, 3억원의 상금이 수여되고 이번 과학상 분리 시상으로 전체 시상금도 종전 15억원에서 18억원으로 늘었다.

호암재단에 따르면 이번 호암과학상의 확대 개편은 이 부회장의 의지에서 시작됐다. 이 부회장은 공학이나 의학 등에 비해 상대적으로 취약한 기초과학 분야에 대한 지원을 확대해 산업 생태계의 기초를 탄탄히 하고, 국가 경쟁력 제고에 기여하자는 취지로 확대 시상을 처음 제안했다는 게 재단측 설명이다.

재단은 이 부회장의 제안을 받고 역대 호암상 수상자와 호암상 심사위원, 호암상 위원, 노벨상 수상자 등 국내외 다수의 학계 전문가들의 의견을 폭넓게 수렴해 시상 방향을 최종 확정했다. 재단 관계자는 "이번 과학상 확대 시상으로 한국 기초과학 분야의 경쟁력 제고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호암상은 삼성그룹 창업주인 호암(湖巖) 이병철 회장의 인재 제일과 사회공인 정신을 기려 학술ㆍ예술 및 사회발전과 인류복지 증진에 탁월한 업적을 이룬 인사를 위해 1990년 이 부회장의 부친인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제정한 상이다.

올해 총 30회 시상까지 총 152명의 수상자에게 271억원의 상금이 수여됐다. 올해로 30주년을 맞은 호암상은 코로나19 확산 우려로 시상식 행사는 열리지 않았다.



김기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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