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경제 위기에도 '3분기 확실한 반등'을 다짐하고 있다. 다른 나라에 비해 비교적 충격이 작았던 2분기 실적과 최근 개선 흐름을 보이는 수출을 무기 삼아 경기 반등에 속도를 내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미국 등 주요국에서 코로나19 확산세가 멈추지 않고 미중 갈등이 심화하면서 하반기 국내 경제에도 먹구름을 드리우는 상황이다.
2일 정부 등에 따르면,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전날 페이스북에 "경기 반등의 희망이 보이기 시작했다"면서 "3분기에는 이러한 희망을 더욱 키워 확실한 경기 반등을 이뤄낼 것을 다짐한다"고 썼다. 홍 부총리는 올해 2분기 경제 지표를 근거로 "미증유의 위기 속에서 우리 경제가 다른 어느 나라보다 선방했다는 사실에 '자긍'을 갖게 된다"며 "우리 경제의 저력이 수치로 명확하게 확인됐다"고도 평가했다.
이 같은 자신감의 근거 중 하나는 전날 발표된 '7월 수출입 동향'이다. 지난달 수출액은 428억3,0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7.0% 감소했다. 여전히 줄고 있긴 하지만 △4월 -25.5% △5월 -23.7% △6월 -10.9%에 비해 감소폭이 크게 완화됐다. 조업일수를 감안한 7월 일평균 수출액 감소폭(-7.0%) 역시 -18%대를 기록한 4~6월의 절반도 되지 않았다.
주요국에 대한 수출이 나아지고 있는 점도 긍정적이다. 지난달 대(對)미국 수출은 전년 대비 7.7% 증가해 코로나19 사태 이후 처음 플러스(+) 전환에 성공했다. 중국에 대한 수출 역시 2.5% 늘어나 6월(9.6%)에 이어 2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유럽연합(EU)으로 향하는 수출은 여전히 11.1% 줄었지만, 5월(-22.6%), 6월(-17.0%)에 비해선 충격이 축소되는 모양새다. 반도체(5.6%), 선박(18.0%), 무전통신기기(4.5%) 등 주요품목 수출액이 늘기도 했다.
앞서 발표된 일부 경기지표에서도 개선세가 확인된 바 있다. 통계청 산업활동 동향에 따르면, 6월 전(全)산업 생산은 5월보다 4.2% 증가하며 1월부터 시작된 5개월 연속 감소세를 극복했다. 특히 광공업 생산이 7.2% 늘며 3개월 만에 플러스로 돌아섰으며, 서비스업 생산과 투자 역시 각각 2.2%, 2.4% 늘며 개선세를 이어갔다. 6월을 포함하는 2분기 성장률은 -3.3%로 현재까지 성장률이 나온 14개국 중 중국(11.5%)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바깥에서 보는 전망도 나쁘지 않다. 이날 블룸버그에 따르면 14개 해외 경제연구기관과 투자은행(IB)은 3분기 한국 성장률로 평균 1.3%를 제시했다. 2분기에 저점을 찍은 뒤 3분기부터는 반등을 시작한다는 것이다. 메릴린치증권은 최고 2.6%까지 전망했으며, 4분기 평균 성장률 전망치는 1.4%로 집계됐다.
다만 이 같은 전망이 현실화하더라도 정부가 목표치로 제시한 '연간 플러스 성장' 달성은 불가능에 가깝다는 게 중론이다. 한국은행 추산 결과, 한은의 연간 성장률 전망치(-0.2%)를 실현하려면 3, 4분기 성장률이 직전 분기 대비 각 3%는 돼야 하기 때문이다. 역성장을 피하기 위해선 3% 이상의 성장세가 필요한 셈이다.
여기에 미국 내 코로나19 확산세가 잡히지 않는 것은 물론, 세계적인 2차 대유행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홍 부총리는 "하반기 2차 대유행의 우려도 계속해서 제기되고, 정치적 이슈들이 맞물리면서 주요국 간 갈등도 고조되고 있다"며 "한 순간도 경계심을 늦출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