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시자 구속된 신천지, 창립 36년 만에 최대 위기 맞나

입력
2020.08.01 14:39

1일 구속된 이만희(89) 신천지예수교회(신천지) 총회장은 교단 창시자로서 신천지 교회 정점에 있는 인물이다. 때문에 지도부 공백사태가 발생한 신천지는 창립 36년 만에 위기를 맞게 됐다.

1984년 경기 과천을 근거지로 세워진 신천지 조직은 이 총회장을 필두로 24개 부서와 전국 12개 지파 등으로 이뤄져 있다. 그런데 신천지 총회 총무와 24개 부서장의 선임격인 내무부장이 지난달 28일 구속기소 된 데 이어 이 총회장마저 구속되면서 핵심 지도부 인력들이 대거 빠진 상태다. 신천지 측은 대행체제를 꾸려 현재의 상황에 대응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로 신천지가 사회적 지탄을 받는 상황에서 핵심 지도부마저 구속되면서 교단은 적잖은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신천지 전문가로 알려진 윤재덕 종말론사무소 소장은 이 총회장의 구속을 앞두고 "신천지 교육생의 80%가 떨어져 나갔고 몇몇 지파에서는 30~40% 신자 감소가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기준 신천지 신자는 20만명이 넘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 총회장의 구속은 1980년 이후 40년 만이다. 이 총회장은 신천지를 창립하기 전 자신이 한 때 몸 담았던 대한기독교장막성전의 교주 유재열을 비판하다 명예훼손 혐의로 구속된 이력이 있다.

고령의 이 총회장은 현재 심장 이상 증세가 있고, 과거 허리 수술로 거동이 불편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총회장 측은 건강문제를 법원에 호소했으나 끝내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 총회장은 신천지 연수원인 평화의 궁전을 신축하는 과정에서 50억여원의 교회 자금을 가져다 쓰는 등 56억원을 횡령한 혐의 등도 받고 있다.

장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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