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 휴업'의 후유증일까. 빅리그 에이스 투수들이 고전하고 있다.
개막 2경기 연속 조기 강판한 류현진(33ㆍ토론토)을 비롯해 올 시즌 유독 베테랑 에이스들의 부상과 부진이 눈에 띈다. 지난해 사이영상 수상자인 저스틴 벌렌더(37ㆍ휴스턴)는 지난 27일 오른쪽 팔꿈치 통증을 호소하며 전력에서 이탈했다. 벌렌더는 일단 SNS를 통해 “일부에서 '시즌 아웃'을 예상하지만 이는 정확하지 않은 얘기다. 최대한 빨리 복귀하겠다”라고 밝혔다. 일단 2주간 휴식 후 재검진을 받은 뒤 정확한 복귀 시점을 논의할 계획이다. 벌렌더는 앞선 25일 시애틀전에서 6이닝 2실점한 뒤 30일 LA 다저스전에 등판할 예정이었지만 이 경기를 소화하지 못했다.
클레이튼 커쇼(32ㆍLA 다저스)도 24일 샌프란시스코와 개막전 선발 등판을 앞두고 허리 통증으로 부상자 명단에 올랐다. 다저스는 신예 더스틴 메이(23)를 선발로 급하게 교체했다. 지난해 월드시리즈 MVP이자 11년차 베테랑인 스티븐 스트라스버그(32ㆍ워싱턴)도 오른손 마비 증상으로 전열에서 이탈했다. 지난 26일 뉴욕 양키스전 선발 등판 예정이었지만 경기 4시간 전에 등판을 취소했다. 현재 캐치볼 훈련을 하는 중인데 이르면 8월 초 마운드에 오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코리 클루버(34ㆍ텍사스)는 27일 콜로라도와 데뷔전에서 1이닝을 던진 뒤 어깨 통증으로 마운드를 내려왔다. 정밀 검사 결과 근육 파열로 ‘4주간 투구 금지’ 소견이 나왔다. 60경기만 치르는 초미니 시즌에서 4주면 전체의 절반에 해당하는 기간이다. 4주 후 공을 잡더라도 마운드에 정상 복귀하기까지 시간을 고려하면 사실상 '시즌 아웃’이란 전망까지 나온다. 2014~18년 5시즌 동안 1,091.1이닝을 소화하며 사이영상을 두 번이나 수상한 클루버라 이번 부상은 타격이 크다. 마일스 미콜라스(32ㆍ세인트루이스)는 오른팔 팔꿈치 수술로 아예 시즌 아웃됐다.
마이애미 구단에 이어 필라델피아에서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오며 집단 감염 위기에 빠진 메이저리그는 베테랑 에이스들의 부상ㆍ부진까지 겹치며 악재가 겹친 모양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