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호정 정의당 의원이 정부의 지역주민 의견수렴 과정의 문제점을 지적하면서 사실과 다른 내용을 언급해 논란이 되고 있다. 더욱이 사안의 중요성을 강조하기 위해 문재인 대통령이 현장까지 찾았던 사안이라는 사실과 다른 내용을 언급하면서 네티즌들로부터 비판을 받고 있다.
류 의원은 29일 자신의 트위터에 "사패산 터널 공사를 반대하는 스님 한 분이 단식농성에 들어갔다. 당시 청와대 시민사회수석이었던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현장에 왔다"는 글과 함께 문 대통령이 시민사회수석 시절 스님과 만나는 사진을 올렸다.
류 의원이 해당 내용을 언급한 건 월성원전 사용후핵연료 임시저장시설(맥스터) 공론화 결과 논란 때문이다. 류 의원은 28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성윤모 산업통산자원부 장관에게 관련 질의를 하며 "산자부가 (공론화 과정의) 판을 잘못 짰다"고 따졌다. 사용후핵연료 관리정책 재검토위원회는 앞서 24일 공론화 결과찬성이 81.4%라며 다음 달 착공에 들어가겠다고 밝혔는데, 주민들이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는 점을 들어 지역 여론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다고 지적한 것이다.
류 의원은 질의를 마무리하면서 노무현 정부 시절 당시 청와대 시민사회수석이었던 문재인 대통령이 사패산 터널 공사 반대 단식 농성장을 방문한 일화를 언급했다. 그는 "단 한 사람의 국민이라도 반대할 경우 정부가 어떠한 태도로 국민을 설득할지 기억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내용을 이튿날 트위터에 당시 문 수석의 사진과 함께 올린 것이다.
그러나 류 의원이 올린 글과 사진은 일부 사실과 달라 문제가 됐다. 누리꾼들은 "류 의원이 말한 건 사실관계가 틀린 것"이라고 비판했다. 문 대통령은 당시 농성장을 방문하지 않았고, 지율 스님이 단식농성을 벌인 건 사패산이 아닌 천성산 공사 때문이다. 한 트위터리안(a********)은 "해당 사진은 도롱뇽 개체수 보존을 위해 천성산 터널 공사 반대를 위해 청와대 앞에서 단식 투쟁을 하던 지율 스님을 방문한 당시 문 수석의 사진"이라며 "현장도 아니고 사패산도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사패산 농성 현장 사진이라고 한 류 의원의 주장이 잘못됐다고 한 것이다.
사패산 터널은 1989년 수도권 주변 도시의 교통난 해소를 위해 공사가 시작됐지만, 2001년 11월 불교계와 환경단체의 반발로 공사가 잠시 중단됐다. 2년 뒤 2003년 당시 노무현 대통령이 공론조사를 추진하기로 했지만, 불교계가 이를 거부해 공론조사가 이뤄지지 않았다. 이에 노 대통령은 직접 해인사에서 불교계와 담판을 지었고, 2003년 12월 공사가 재개됐다.
경부고속철도 천성산 관통 노선도 종교계의 반대로 공사가 중단됐다가 재개되는 등 논란이 됐다. 지율 스님은 2003년 2월 공사 반대 단식농성을 시작했고, 천성산 터널 백지화를 약속한 노 대통령은 한 달 뒤인 그해 3월 공사 중단과 대안노선 검토를 지시했다. 그러나 그해 9월 정부가 대안노선을 찾지 못해 기존 노선을 유지하기로 하자, 지율 스님은 2차 단식에 돌입했다.
이 트위터리안은 "아무리 초선 의원이고 어리다고 하더라도 선동적인 글을 쓰기 전에 팩트체크부터 하라"고 꼬집었다. 그는 이어 "초선과 나이를 언급한 건 그런 이유로 본인이 주목을 받고 정치적 혜택을 누리고 있고, 실제 당시 상황을 알기 어려운 나이이기에 더 신중하게 사실 확인을 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해당 내용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확산되면서 누리꾼들은 류 의원에게 "의정 활동을 신중히 해달라"고 당부했다. "세금 받아 의정활동 하려면 게임할 때처럼 하지 말고 조사를 제대로 하고 발언하라"(I****), "의원이라면 정확한 사실관계에 기반해 신중하게 발언해달라"(C******) 등의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