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도 비교적 양호한 실적 성적표를 내놨다. 주력 사업부문인 생활가전이 6,000억원을 초과하는 영업이익을 내며 버팀목 역할을 했다. 미국 가전업체 '월풀'을 제치고 상반기 글로벌 가전시장에서 1위도 달성했다.
LG전자는 2020년 2분기 확정실적이 연결기준(LG이노텍 포함) 매출 12조8,338억원, 영업이익 4,954억원으로 집계됐다고 30일 공시했다.
코로나19 영향으로 매출은 작년 동기(15조6,292억원)와 비교해 17.9%, 1분기(14조7,278억원)에 비해서도 12.9% 감소했다. 영업이익도 작년 2분기(6,522억원) 대비 24.1%, 1분기(1조904억원) 대비 54.6% 각각 줄었다. 코로나19로 인한 ‘락다운’(이동제한) 영향으로 일부 글로벌 공장과 전자제품 유통업체들이 문을 닫고, 예년보다 수요도 감소한 영향이다.
그러나 당초 우려가 컸던 데 비해서는 선전하면서 상반기 누적 영업이익 1조5,835억원을 기록했다. LG전자 관계자는 “가전제품 매출이 4월에 저점을 찍고 5~6월로 오면서 상승세를 탄 영향”이라고 말했다.
특히 LG전자의 주력인 생활가전이 버팀목이 됐다. 생활가전 사업을 하는 H&A사업본부는 매출액 5조1,551억원, 영업이익 6,280억원을 달성했다. 코로나19의 영향으로 국내외 매출과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줄었지만, 프리미엄 제품에 집중하고 비용 효율화를 지속해 2분기 및 상반기 영업이익률은 각각 역대 최대인 12.2%, 13.1%을 기록했다. 또 상반기 기준 영업이익률은 2017년 이후 4년 연속 두 자릿수를 이어갔다.
특히 지난 1분기 H&A 사업본부의 매출액이 5조4,180억원, 영업이익은 7,535억원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LG전자는 상반기 기준 월풀의 실적(매출액 10조2,045억원, 영업이익 4,028억원)을 크게 앞질렀다.
TV 등을 담당하는 HE사업본부는 매출액 2조2,567억원, 영업이익 1,128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글로벌 유통매장의 휴업, 글로벌 스포츠 이벤트의 연기 등 때문에 전년 동기보다 감소했다. 하지만 상반기 기준 영업이익과 영업이익률은 마케팅 비용의 효율적 집행과 원가구조 개선을 통해 전년 동기를 상회했다.
스마트폰 등을 담당하는 MC사업본부는 매출액 1조3,087억원, 영업손실 2,065억원을 냈다. 매출액은 북미와 한국 등 주요 지역에서 스마트폰의 판매가 늘며 전분기 대비 31.1% 증가했고, 원가 경쟁력 강화 등 지속적인 체질 개선으로 손실 규모는 전년 동기 및 전분기 대비 줄었다. 자동차 전장을 맡고 있는 VS사업본부는 매출액 9,122억원, 영업손실 2,025억원을 기록했다.
2분기 어려움 속에서 선방했지만, 3분기에도 불확실성은 지속될 것으로 회사 측은 예상했다. 회사 관계자는 “코로나19의 재확산 가능성과 미ㆍ중 무역분쟁의 재개 우려 등으로 글로벌 경기의 불확실성은 지속될 전망”이라며 “위기 속에서 새로운 기회를 발굴해 변화를 모색하고 성장 모멘텀을 구축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