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비군 훈련 지역 차별 두는 것 반대" 국민청원 재조명... 왜?

입력
2020.07.30 07:46
국방부 "대구ㆍ경북 일부 훈련 면제... 광주는 9월 이후"
국민청원 "지역 차별 없이 예비군 훈련 모두 없어야"


국방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예비군 훈련을 4시간으로 축소 시행한다고 밝히자 "모든 예비군 훈련을 면제해야 한다"는 국민청원이 주목 받고 있다.

국방부는 29일 "코로나19 확산 방지와 예비군의 안전, 현역 부대 여건 등을 고려해 올해 예비군 훈련은 9월 1일부터 하루 일정으로 1인당 4시간씩 축소 시행한다"고 밝혔다. 다만 올해 초 특별재난지역으로 지정된 대구 및 경북 청도·경산·봉화에서는 예비군 훈련이 면제되고 현재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인 광주는 1단계로 완화될 경우 9월부터 예비군 훈련이 진행될 예정이다.

이에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및 온라인 공간을 중심으로 "올해 차별적 예비군 훈련 강행을 반대한다"는 국민 청원이 재조명되고 있다. 23일부터 시작한 이 청원에서 청원자는 면제 지역 외에서는 훈련을 진행한다는 것에 문제를 제기하며 "올해 예비군 훈련을 지역 차별 없이 모두 면제하는 것을 요청한다"고 촉구했다.


청원자는 특히 면제된 대구 및 경북 지역과 본격 훈련 진행이 이뤄지지 않은 광주 지역을 언급하며 "지역간 형평성에 매우 문제가 있는 조치가 아닐 수 없다"고 지적했다.

청원자는 국방부를 향해 "만약 훈련을 강행했다가 코로나19에 집단 감염된 예비군들이라도 발생한다면 국방부에선 그 예비군들에 대한 보상은 어떻게 하실 생각이냐"며 "도대체 어떻게 이렇게 무책임하고 대책 없는 예비군 훈련을 올해 강행하려고 이러시는 거냐"고 따져 물었다.

그러면서 청원자는 "훈련 강행으로 전국 20~30대 예비군 청년들의 지역 역차별에 대한 반발이 예상되고, 또한 코로나 n차 감염의 전국적 재확산 가능성이 큰 만큼 올해 예비군 훈련을 지역 차별 없이 모두 면제하는 것을 요청한다"고 밝혔다. 이 청원은 30일 오전 7시 30분 기준 3만2,400여명이 참여하는 등 동의자 수가 느는 추세다.

국방부는 예비군 훈련 진행에 앞서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하루 훈련 인원을 줄이고 방역 지침을 수립한 상태다. 입소 시 체온 측정은 물론 훈련 중에도 거리를 두는 등의 내용이다. 국방부는 코로나19 상황의 심각성은 알고 있지만, 유사시 현역과 함께 임무를 수행하게 되는 예비군의 전투 기량을 유지하기 위해 사격 등 필수훈련만 소집훈련을 하게 됐다"고 밝혔다.

국방부는 또 만약 훈련 대상인 예비군이 건강 이상 징후를 포착할 경우 서류 제출이나 방문 없이 전화 등으로 예비군 부대에 신청하면 훈련을 연기할 수 있도록 대책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이정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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