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장관 거친 입, 도 넘었다

입력
2020.07.29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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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거친 입이 도를 넘었다. 27일 국회 법사위에서 그가 야당 의원에게 “소설 쓰시네”라고 반응한 것이 여야 간 고성 다툼과 법사위 파행으로 번졌다. 불편한 질문을 한다고 해서 국민을 대표하는 국회에 이런 오만한 대응은 가당치 않다. 국회와 싸우려 작정한 듯한 추 장관의 태도가 개탄스럽다.

추 장관의 막말은 윤한홍 미래통합당 의원이 고기영 법무부 차관에게 동부지검장 시절 추 장관 아들 군 휴가 미복귀 의혹 수사를 봐주고 차관이 된 게 아니냐는 취지로 물은 대목에서 나왔다. 추 장관 입장에서 야당의 공세가 지나치다 할 수 있으나 그렇다고 “질문 같은 질문을 해야지”라고 응수할 일인가. 28일 통합당 의원들이 ‘국회 모독’이라고 일컬을 만하다. 국회에서의 설전이 처음도 아니다. 22일 대정부질문에서 김태흠 통합당 의원이 추 장관 지시문의 ‘수명자’ 표현을 지적하자 추 장관은 말을 끊고 고성을 주고받아 박병석 국회의장의 주의를 받았다.

윤석열 검찰총장과의 대립은 국민이 지켜보기에 조마조마할 지경이다. 검찰 인사, 한명숙 전 총리 수사에 대한 감찰, 검언 유착 수사 등을 놓고 갈등하면서, “윤 총장이 장관 지시 반을 잘라먹었다” “장관 말 들으면 좋게 지나갈 일을 (윤 총장이) 지휘랍시고 일을 더 꼬이게 만들었다” “말 안 듣는 검찰총장과 일해 본 법무부 장관을 본 적이 없다”고 발언해 윤 총장을 깔아뭉갰다.

추 장관이 강한 전투력 덕에 검찰 개혁 주무 장관으로 임명됐는지 몰라도, 국회와 검찰총장을 향해 감정적 언어를 쏟아부으라는 뜻은 아니다. 충성심의 발로라면 자신이 깎아 먹는 여당 지지율이 상당함을 알아야 한다. 여당 내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비록 부결됐지만 지난 23일 탄핵소추안이 본회의에 상정된 것만으로도 불명예스러운 일이다. 국무위원은 국회의 견제와 감시를 받는 자리임을 자각하고 자중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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