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미 끓는 빵 먹다 결심" 월북 20대가 언급한 탈북 과정

입력
2020.07.27 14:29
최근 유튜브 출연해 탈북경위 설명


최근 월북한 것으로 추정되는 20대 북한 이탈 주민(탈북자)이 최근 유튜브에 나와 3년 전 목숨을 건 사투 끝에 탈북에 성공한 과정을 언급한 것으로 27일 확인됐다. 탈북 동기는 극도의 생활고였다.

탈북자 김모(24)씨는 지난달 23일과 26일 지인인 탈북민 김진아씨의 유튜브 채널 '개성아낙'에 출연해 자신의 탈북 경위를 자세히 소개했다. 그는 “개성공단이 깨지면서(폐쇄되면서) 장사가 안됐고 희망이 보이지 않았다”며 “살기가 힘들어서탈북을 결심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쌀장사를 하는 고모네가 잘 살아 도움을 많이 받았었는데 공단이 깨지고 고모도 시골 쪽으로 내려갔다”며 “이후 귀가 좋지 않은 제가 아무것도 할 수 없어 개성시 해평리 백마산에 올라가 웅덩이 물과 개미가 끓는 효모 빵을 먹으며 사흘을 지내다가 ‘이렇게 죽는 것보다 (남한에) 한 번 가보고 죽자’는 생각에 탈북을 결심했다”고 밝혔다.

탈북경위도 설명했다. 김씨는 “오후 3시쯤 분계선 고압선과 가시 철조망을 2차례 넘어서 지뢰밭을 건넜다”며 “지뢰밭을 건넌 뒤 한강 옆 갈대밭에서 3시간을 숨어 있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그는 이어 “불빛만 보고 수영을 한참 하다가 분계선이 좀 가까워졌을 때 살려달라고 소리를 질렀다”며 “땅을 밟고 올라갔는데 분계선 문을 열고 군인 8명 정도가 나와서 나가자마자 쓰러졌다”고 전했다.

김씨는 당초 1시간이면 남한 땅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실제로는 7시간 30분가량 이 걸렸다고 설명했다.

김씨는 “한국에 와서 두 귀를 고쳐서 잘 듣게 돼 너무 감사하다”며 “어머니나 형제들한테 알려주고 싶은 마음에 병원에서 눈물이 나기도 했다”고 의료진에게 감사를 표했다.

북한이 개성으로 월북했다고 밝힌 김씨는 지난달 초 남자친구와 다툰 후 자신에게 하소연 하던 탈북여성을 김포시 자택으로 불러 함께 술을 마신 뒤 성폭행한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았다 .

이종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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