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C현산도 아시아나 발 빼기 명분 쌓나... "내달 재실사"

입력
2020.07.26 12:53

HDC현대산업개발이 금호산업과 아시아나항공에 '인수상황 재점검' 요청에 속히 응할 것을 촉구했다.

26일 현산은 금호산업과 아시아나항공에 "다음달 중순부터 12주 정도 동안 아시아나항공 및 자회사들에 대한 재실사에 나설 것을 제안했다"고 밝혔다.

현산은 "지난 4월부터 10여차례 정식 공문을 발송해 재점검이 이뤄져야 할 세부사항을 금호산업과 아시아나항공에 전했다"며 "현재까지도 충분한 공식적 자료는 물론 기본적인 계약서조차 제공받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현산은 재점검이 선행돼야 거래종결을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이번에 제안한 요청사항 중에는 △아시아나항공의 2019 회계연도 내부회계 관리제도에 대한 외부감사인의 감사의견이 부적정인 점 △부채가 2조8,000억원 추가 인식되고 1조7,000억원 추가차입이 진행되고 있는 점 △영구전환사채 추가발행으로 매수인의 지배력 약화가 예상되는 점이 포함돼 있다.

이 밖에도 최근 언론 등을 통해 제기된 △아시아나항공 기내식 관련 계열사 부당지원 문제 △계열사 간 저금리 차입금 부당지원 문제 △라임자산운용 사모펀드 투자손실 문제 △포트코리아 런앤히트 사모펀드를 통한 계열사 부당지원 문제 등에 관한 확인 요청이 포함됐다.

현산은 또 금호산업과 아시아나항공이 일방적으로 계약을 종결하려 한다고 주장했다. 현산은 "금호산업과 아시아나항공이 계약상 아무런 근거 없이 일방적으로 거래종결일을 지정해 당 컨소시엄에 통보했고, 아시아나항공은 계약해제에 대비한 태스크포스팀(TFT)까지 운영하고 있다고 보도되기까지 했다"며 "계약해제를 내부적으로 이미 결정한 것 아닌가 하는 의구심마저 드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다만 현산은 여전히 아시아나항공 인수 의지가 강하다는 것을 피력했다. 현산은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통해 우리나라 항공산업의 정상화와 국제경쟁력 강화에 이바지하겠다는 최초 의지에는 변함이 없음을 다시 한번 표명한다"며 "향후 계약의 이해당사자 사이의 상호 신뢰를 기반으로 진정성 있는 논의가 진행돼 본건 거래가 성공적으로 종결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강진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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