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대선 출마 칸예 웨스트 기행에 킴 카다시안 "남편은 조울증"

입력
2020.07.23 16:03
웨스트, 유세 중 "카다시안도 낙태 생각했었다" 폭로
"아기 낳으면 12억원" 공약에 당 이름은 '생일 파티'
여론 악화에 카다시안 나서 "연민과 공감 부탁한다"

미국 대선에 출마한 유명 래퍼 칸예 웨스트의 돌발적인 언행이 이어지면서 논란이 일자 아내인 모델 킴 카다시안이 그의 '양극성 정동장애(조울증)'를 언급하며 대중에게 연민과 공감을 호소했다. 웨스트는 지난해 방송에 출연해 조울증 진단을 받은 사실을 고백한 바 있으나, 카다시안은 이에 대한 언급을 피해왔다.

카다시안은 22일(현지시간) 자신의 인스타그램 계정을 통해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듯 웨스트는 양극성 장애를 갖고 있고, 조울증을 앓고 있거나 이 병을 앓고 있는 사랑하는 지인이 있는 사람이라면 이 질환을 이해하는 게 얼마나 복잡하고 고통스러운 일인지 알 것"이라며 운을 뗐다.

이어 "그의 건강과 관련해 우리 아이들과 웨스트의 사생활을 보호하기 위해 조울증이 가정에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에 대해 공개적으로 말한 적이 없는데, 오늘은 정신건강에 대한 낙인과 오해 때문에 언급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취지를 밝혔다.

웨스트는 4일 올해 11월 미국 대선에 출마하겠다고 트위터로 선언한 후 19일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찰스턴에서 공식 유세를 벌였다. 당시 그는 노예해방운동가인 해리엇 터브먼을 비판하는가 하면, 낙태 현안 관련 입장을 밝히던 중 결혼 전 교제 중이던 카다시안도 임신중절 수술을 고려한 적이 있다고 폭로하면서 논란이 됐다.

이후 웨스트에 대한 여론이 나빠지고 부부 관계가 위기에 처했다는 보도가 이어지면서 카다시안이 이를 진화하기 위해 나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웨스트는 트위터에 카다시안이 래퍼 믹 밀과 불륜 관계이며, 이혼을 준비하고 있다는 글을 남기기도 했다. 2014년 결혼한 웨스트와 카다시안은 슬하에 4명의 자녀가 있다.

웨스트 이혼 언급에는 "때때로 의도와 다른 말 할 때 있어"

카다시안은 "정신질환이나 강박적 행동을 이해하는 사람들은 설사 환자가 미성년자가 아니라 해도 그 가족이 힘이 없다는 것을 안다"며 "이런 경험과 거리가 있거나 잘 모르는 사람들은 가족이나 친구들이 아무리 애를 써도 결국 그들 스스로가 자신을 구해야만 한다는 것을 이해하지 못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웨스트는 공인이고 때로 그의 행동이 강한 여론과 감정을 불러일으켜 비판의 대상이 된다"며 "그는 예술가와 흑인이라는 중압감 위에 있는 똑똑하지만 복잡한 인물로, 고통스러운 어머니의 상실을 경험했고 그의 양극성 장애로 인해 고조되는 압박감과 고립감을 감당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이혼설을 의식한 듯 "웨스트와 친분이 있는 사람들은 그의 마음을 알고, 그가 때때로 그의 의도와 다르게 말한다는 것을 이해한다"며 "그것은 그의 천재성의 일부분"이라 강조했다. 이어 "우리 모두가 그의 꿈이 실현되는 것을 목격했듯, 조울증은 어떤 사람들이 성취할 수 없다고 느끼는 것일지라도 그 꿈과 창조적인 생각을 약화하거나 무효화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아울러 "우리 사회가 정신건강 전반의 문제에 대해서는 은혜를 베풀어야 한다고 이야기하는데, 정신건강을 가장 필요로 하는 시기에 조울증을 갖고 살아가는 개인에게도 이를 베풀어야 한다"며 "이 상황을 극복할 수 있도록 언론과 대중이 우리에게 필요한 연민과 공감을 줄 것을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웨스트는 대선에 출마하겠다고 밝힌 후 자신이 만들 새로운 당(Party) 이름을 '생일 파티(The Birthday Party)'라 짓는가 하면 "백악관 조직을 (마블 영화) '블랙팬서'에 나오는 '와칸다'처럼 바꾸고 싶다", "아기를 낳는 모든 이에게 100만 달러(약 12억 원)을 주겠다" 등의 다소 황당한 발언을 이어가고 있다. 카다시안의 호소가 주목을 받으면서 웨스트의 대선 출마 또한 정신질환과 연관이 있는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이유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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