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주식도 '직구'하는 시대다. 주가가 속 시원히 오르지 않는 삼성전자 대신, 로켓처럼 치솟는 테슬라에 올라탄 '원정 개미(개인 투자자)'도 많아졌다. 27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해(1월~7월 23일) 예탁원을 통한 외화증권 거래액은 1,643억9,000만 달러(약 197조50억원)에 달한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무려 70% 가까이 급증한 규모다.
하지만 높은 수익률을 얻기까지, 계좌 개설부터 환율, 세금 등 챙겨야 할 것들이 적지 않다. 골치 아파 보이지만 주눅 들 필요는 없다. 몇 가지 밟아야 할 단계만 잘 새겨두면, 어느새 매일 아침 들르는 스타벅스의 주주가 되어 있거나, 코카콜라에서 안정적인 배당금을 받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일단 해외주식 계좌를 만들어야 한다. 국내주식처럼 증권사 지점에 방문하거나 스마트폰에 증권사의 비대면 계좌개설 전용 앱을 깔면 된다. 간단한 본인인증과 개인정보 등을 입력한 뒤 계좌개설을 마무리할 수 있다.
이제 투자할 기업을 찾아야 한다. 투자 종목을 선정하는 건 투자자 마음이다. 내 종잣돈 규모에 따라 원하는 기업을 쇼핑하면 된다. 이때 해당 기업의 정보를 확인하는 건 주식투자의 기본 중 기본이다.
주식계좌 앱을 잘 살펴보면 리서치라고 불리는 투자정보가 한데 모여있는 탭이 있을 것이다. 기업의 최근 이슈와 성장 잠재력 등을 분석한 리포트를 통해 기업정보를 확인한 뒤 투자 규모와 시기 등을 고려할 수 있다. 물론 매일 쏟아지는 관련 뉴스와 해당 기업이 발표하는 실적 등을 투자자가 직접 확인한 뒤 투자 여부를 결정하는 것도 방법이다.
본격적인 투자 전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이 바로 '환전'이다. 국내 투자를 할 때는 전혀 신경쓸 일이 없지만 해외 주식은 달러나 위안화 같은 외화로 거래되기 때문에 환전이 필수다.
때문에 환율을 늘 염두에 둬야 한다. 환율이 높을 때, 즉 원화가 쌀 때 주식을 매수해 원화가 강세일 때 매도할 경우 수익이 마이너스가 될 수 있다. 가격이 똑같은 주식을 비싸게 사서 싸게 파는 셈이기 때문이다. 종목을 잘 골라도 환율 때문에 수익이 떨어질 수 있는 만큼 환율 흐름을 잘 따져봐야 한다.
증권사에서 하는 환전도 공짜가 아니다. 원화를 외화로 바꿀 때 환전 수수료를 내고, 주식에서 수익이 나 다시 원화로 찾을 때도 수수료가 나간다. 최대한 수수료를 줄여야 이득인 것이다. 환전수수료는 매매기준환율의 약 1% 정도다.
투자자가 만약 미국주식을 사기 위해 증권사를 통해 원화를 달러로 환전할 경우(달러당 원화 환율이 1,200원일 때) 환전수수료는 달러당 12원이다. 이후 원화로 환전할 때도 12원을 수수료로 내게 돼 총 24원을 환전 비용으로 부담하게 된다. 이 때문에 증권사들이 내걸고 있는 환율 우대 이벤트들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해외주식 거래의 하이라이트는 바로 세금이다. 해외주식 거래로 돈을 벌어 팔 때 이 수익에 대한 양도소득세를 내야 한다. 1월 1일부터 12월 31일까지 1년 동안 발생한 이익과 손실을 합쳐 250만원이 넘으면 과세 대상이다. 최종 수익에서 250만원을 뺀 차액의 22%를 다음해 5월에 자진신고해 납부하면 된다.
예를 들어 1,000만원으로 A주식을 사서 1,200만원에 팔 경우라면 차액(200만원)이 250만원이 안 돼 양도소득세를 안 내도 된다. 반면 1,000만원을 주고 산 B주식이 2,000만이 돼 팔 경우, 차액 1,000만원에서 250만원과 매매수수료를 제외한 금액에 세금이 매겨진다. 거래 수수료가 10만원이라고 가정하면 740만원의 22%인 162만8,000원을 다음해 5월에 내면 된다.
세금만 놓고 보면 투자금이 크지 않을 경우엔 국내 주식 투자가 유리한 측면이 있다. 현재 국내 주식을 팔 때 증권거래세(현행 0.25%)를 내야 하지만, 대부분의 소액주주들은 주식을 매도해도 양도세를 내지 않기 때문이다.
다만 지난 22일 정부가 발표한 세법 개정안에 따라 오는 2023년부터 5,000만원이 넘는 주식 양도차익에 대해 20%의 세금을 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