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영 "북미의 시간을 남북의 시간으로 만들 것"

입력
2020.07.23 10:05
통일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 열려
"남북관계 대담한 변화, 과감히 결단"





"'북미의 시간'을 '남북의 시간'으로 돌려놓기 위해 주도적으로 대담한 변화를 만들어 나가겠다."

이인영 통일부 장관 후보자가 23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 모두 발언에서 남북관계 개선 필요성을 강조하며 이 같이 말했다. 북한이 지난 달 16일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일방 폭파하자 이에 대한 책임을 지고 김연철 전 장관이 사임했다. 이 후보자는 지난 3일 장관 후보자로 지명됐고, 20일 만에 인사청문회가 열렸다.

이 후보자는 "남북관계 발전과 북핵문제 해결을 연계시키지 않고 병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북미관계가 멈칫 하더라도 남북관계는 그 자체로 목표를 가지고 지속적으로 나아가야 한다"며 "남북관계의 동력에 힘입어 북미관계도 진전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악화된 남북관계 돌파구를 만들기 위해 새로운 접근과 과감한 결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후보자는 "창의력과 상상력을 가지고 새롭게 접근해야 하고, 해야 하는 일이 있다면 과감히 결단하고 쉼 없이 부단히 시도하려는 의지가 필요하다"며 "북미관계에도 보다 건설적 해법을 가지고 한반도 문제의 당사자이자 해결자로서 역할을 찾겠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이 후보자는 "먹는 것, 아픈 것, 죽기 전에 보고 싶은 것과 같은 이도적 문제는 정치적 문제와 분리해 어떠한 경우에도 중단하지 않는다는 원칙이 지켜져야 한다"는 구상을 밝혔다. 또한 "크고 작은 국제적 제약에도 불구하고 남북이 함께 해나갈 수 있는 협력사업이 많다"며 남북 간 협력 확대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 후보자는 "지명 이후 젊은 시절부터 품어온 평화통일을 향한 소망과 이를 실현하기 위해 헌신해 왔던 지난날의 행적을 돌아봤다"며 "순수한 열정으로 마음만 앞섰던 때도 있었지만, 그 열정이 있었기에 남북관계와 통일문제에 관심을 기울이고, 시대적 소명을 자각하며 이 자리까지 올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열정과 경험으로 더욱 분명해진 역사적 책임감에 기초해 어렵게 시작한 한반도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정착 과제를 다시 제 궤도에 안착할 수 있도록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다짐했다.

김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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