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어설 때 1분 이내 ‘핑’…기립성 저혈압, 고령인이 10배

입력
2020.07.23 05:00

60대 이상 고령인은 갑자기 일어설 때 머리가 순간적으로 ‘핑’도는 듯이 기립성 저혈압이 생길 위험이 젊은층보다 10배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기립성 저혈압은 몸을 일으킬 때 순간적으로 어지러운 증상이 생기는 것을 말한다. 주원인은 항고혈압제 등의 약물 복용, 당뇨병ㆍ류마티스 등의 질환이 있다. 증상이 심하면 실신까지 이어질 수 있다.

장경민ㆍ박미라 보라매병원 응급의료센터 간호사(교신저자 감학령 순환기내과 교수) 연구팀은 2014년 1월~2018년 12월 보라매병원 응급실을 찾아 검사를 받은 기립성 저혈압 환자 879명을 분석한 결과에서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인 ‘고혈압 저널(Journal of Hypertension)’ 최근호에 게재됐다.

연구팀은 환자가 몸을 눕힌 상태에서 일어날 때 5분 이내 수축기(최고) 혈압 20㎜Hg, 이완기(최저) 혈압 10㎜Hg 이상 떨어지면 기립성 저혈압인 것으로 판단했으며, 증상 발생 시점은 기립 후 1, 3, 5분으로 나누어 측정했다. 그 결과 혈압 감소 증세가 1분 이내 발생한 비율이 전체 77.8%로 가장 많았다.

이들의 평균 연령은 65.7세로, 증상이 3~5분 이내 발생한 대조군의 평균 연령(45세)과 비교해 큰 차이를 보였다. 고혈압ㆍ당뇨병 등 각종 성인병의 유병률도 높았다.

특히 연령과 성별 등 혼란 변수를 조정한 다변량 분석 결과, 60대 이상일 경우 혈압이 기립 후 1분 내에 빠르게 떨어질 위험은 정상인보다 10배 이상 높았다.

이는 두 번째로 높은 연관성이 확인된 뇌졸중보다 4배 이상 높은 수치로, 연구진은 60대 이상 고령층에서 기립성 저혈압 증상이 기립 즉시 갑자기 발생할 위험이 매우 높은 것으로 판단했다.

장경민 간호사는 “60대 이상 고령인은 기립성 저혈압 검사 시 기립 후 1분 이내에 혈압이 빠르게 떨어질 위험이 높은 것으로 나타나 의료진은 매우 주의해야 한다”고 했다.

교신 저자인 김학령 교수는 “기립성 저혈압은 갑자기 생겨 실신하기도 하는데, 이때 고령자는 실신으로 인한 낙상이 각종 골절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평소 기립성 저혈압 증상이 있는 노년층은 전문의에게 진료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고 했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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