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역에서 휴대폰으로 여성의 모습을 불법 촬영한 혐의를 받는 김성준(55) 전 SBS 앵커에게 검찰이 징역 1년을 구형했다.
검찰은 21일 서울남부지법 형사13단독 류희현 판사 심리로 열린 김 전 앵커에 대한 결심공판에서 징역 1년을 구형하고,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 및 장애인 복지시설 취업제한 명령 3년을 요청했다. 검찰은 "피고인이 법적 책임을 다하고 새출발 할 수 있게 해야 한다"면서 "성범죄에 대해 강화된 처벌을 필요로 하는 최근 상황과 유사 사례들을 고려했다"고 구형 이유를 밝혔다.
변호인은 최후 변론에서 "이런 범행에 대해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다"며 "기일이 추정되는 기간에도 꾸준히 치료를 받았고, 봉사활동도 했다. 이와 같은 사정을 참작해 관대한 처벌을 해달라"고 호소했다. 김 전 앵커는 "그 동안 재판을 기다리면서 깊이 반성하는 하루 하루를 보냈다. 앞으로도 변함 없이 살겠다. 다른 무엇보다도 피해자 상처가 치유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날 김 전 앵커 재판은 지난 2월 무기한 연기된 이후 5개월 만에 재개됐다. 법원은 지난 2차 공판준비기일 당시 검찰이 공소사실에서 제시한 김 전 앵커의 불법촬영 9건에 대한 증거 중 7건이 영장을 받지 않고 확보돼 '위법 수집 증거'에 해당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이후 기일을 연기했다. 유사한 내용의 사건에 대한 대법원 판결이 나올 때까지 기다리겠다는 취지였다.
하지만 김 전 앵커 측은 재판 재개 요청을 했고, 이날 검찰이 수집한 증거의 능력에 대해 특별히 문제 삼지 않겠다는 취지를 밝혔다. 이와 관련해 변호인은 "사후 영장이 필요했는지 여부는 다투지 않겠다"고 말했다. 체포 당시 김 전 앵커는 범행을 부인했지만 휴대폰에서는 불법촬영물로 추정되는 사진이 여러 장 발견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재판 기일이 미뤄지기 전인 지난 1월 10일 검찰은 김 전 앵커에 대해 징역 6월에 취업제한 3년을 구형한 바 있다.
김 전 앵커는 지난해 7월 3일 오후 11시 55분쯤 서울 지하철 2·5호선 환승역인 영등포구청역 역사 안에서 원피스를 입은 여성의 하체 일부를 몰래 촬영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그는 당시 주변에 있던 시민들에게 불법촬영 모습을 들켜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김 전 앵커는 사건 발생 다음 날 SBS에 사직서를 제출했다.